FDA, 렐라트리맙+옵디보 조합 흑색종 적응증 승인
임상2/3상 RELATIVITY-047 연구서 PFS 개선 입증
PD-1, CTLA-4 이은 세 번째 계열..."기대감 크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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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PD-1, CTLA-4에 이어 림프구 활성화 유전자3(LAG-3) 계열 약물이 세 번째 면역항암제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1차 흑색종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되면서 임상 실패를 거듭해 온 면역항암제 분야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LAG-3 계열 면역억제제 렐라트리맙과 PD-1 계열 면역억제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고정용량조합을 절제 불가능 또는 전신성 12세 이상 흑색종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LAG-3는 지친 T세포의 암세포 살상 기능을 되돌려주는 기전이다. 이 계열 약물인 렐라트리맙은 인간 IgG4 LAG-3 차단 항체다.

 

렐라트리맙+옵디보 조합, 진행성 흑색종 환자에 희망

이번 FDA 승인은 임상2/3상 RELATIVITY-047 연구가 기반이 됐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진행성 흑색종 치료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온 약물이다.

그러나 유익성과 위해성 프로파일을 최적화하려면 새로운 조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LAG-3 계열 렐라트리맙은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관문경로를 조절, 흑색종을 포함한 많은 종양 유형에서 효과를 입증해왔다.

특히 렐라트리맙은 옵디보와 함께 할 때 면역관문경로 조절을 높이고 항종양 면역반응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엠디앤더슨 암센터 Evan J. Lipson 박사 연구팀은 RELATIVITY-047 연구를 통해 렐라트리맙과 옵디보 고정용량조합의 1차 진행성 흑색종에서의 효능을 평가했다. 

연구에는 이전에 치료받은 이력이 없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 714명을 렐라트리맙 160mg+옵디보 480mg 고정용량조합군(n=355)과 옵디보 단독군(n=359)에 1:1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으로는 맹검독립중앙검토에 의해 평가된 RECIST 1.1 버전에 따른 무진행생존(PFS)으로 설정했다.

13.2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렐라트리맙+옵디보 고정용량조합의 PFS 중앙값은 10.1개월로, 옵디보 단독군 4.6개월에 비해 개선됐다(HR 0.75; 95% CI 0.6-0.9; P=0.0055). 특히 12개월 PFS는 렐라트리맙+옵디보 고정용량조합은 47.7%, 옵디보 단독군은 36%로 나타났다.

다만, 3~4등급 치료관련 이상반응(TEAE)은 옵디보 단독군이 9.7%였던 데 비해 렐라트리맙+옵디보 고정용량조합은 18.9%로 다소 높았다.

치료를 중단한 환자 비율은 렐라트리맙+옵디보 고정용량조합이 14.6%, 옵디보 단독군이 6.7%였다.

연구팀은 "렐라트리맙+옵디보 고정용량조합을 사용한 진행성 흑색종 환자는 옵디보 단독요법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PFS 이점을 입증했다"며 "LAG-3와 PD-1 조합은 흑색종 환자 치료에 있어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선 아직이지만...기대감↑

이런 소식에 국내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국내서 LAG-3 계열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임상 도입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흑색종은 국소적인 병변의 경우 완전 절제를 시행하는 게 치료의 기본이다.

그러나 원격 전이가 있거나 병기가 4기로 진행된 경우에는 전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현재는 유전학적 진단기법이 발전해 BRAF, NRAS, NTRK 등 악성 흑색종의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확인, 해당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같은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면역관문억제제가 투입된다.

국내서는 옵디보+여보이(이필리무맙)를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며,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수술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흑색종 1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국내 학계는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LAG-3 계열 면역억제제가 아직 연구 단계일뿐더러 국내서는 사용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대감은 크다.

연세암병원 정민규 교수는 "흑색종 치료에서 LAG-3와 PD-1 조합이 FDA에서 승인을 받았고, 다른 암종에서도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기대도 크고 결과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흑색종에서의 첫 연구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만큼 한국에 도입되고 임상에서 사용 가능해진다면 환자 치료에 있어 기대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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