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내사, 25일 주총 개최...글로벌, 신약개발 입모아
엔데믹 대비 새로운 먹거리도 준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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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여파 속에서 안정을 추구했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다른 사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제약바이오업계는 올해 보다 공격적인 움직임이 포착된다. 25일 슈퍼 주총데이를 맞았던 제약바이오업계의 올해를 가늠해봤다.

 

대형 국내사, "글로벌, 그리고 신약개발"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자체 개발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필두로 글로벌을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 6241억원(별도 기준), 영업이익 617억원, 당기순이익 1139억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이날 주총에서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 어려운 환경에서 유한 전 직원들은 원팀 정신을 바탕으로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며 "글로벌 혁신 신약인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인 'Great Yuhan, Global Yuhan'과 유한 100년사 창조를 위해 계속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매출 1조원 클럽에 안착한 종근당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신약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대외 변수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과 신제품이 견고하게 성장해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만큼 이제는 신약개발에 나설 때라는 의지다.

실제 종근당은 작년 매출 1조 3436억원, 영업이익 948억원을 달성했다.

종근당 김영주 대표는 "올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약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미래 지향적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도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전을 강조했다. 

한미약품그룹은 "글로벌 리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중견기업도 '신약개발' 강조

이제 신약개발과 글로벌 바람은 대형 국내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견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상장 후 첫 주총을 개최한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이 올해 상반기 중국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동남아, 중남미 등에 출시, 글로벌 매출이 본격 발생이라 전망했다.

이에 연구개발(R&D) 총괄 송근석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송 전무는 케이캡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등 HK이노엔에서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알려진다.

향후 송 전무를 중심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비롯해 케이캡 수혹 신약 발굴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매출 7000억원 시대를 연 제일약품도 '도전'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선택과 집중, 도전 정신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올해 주총에서 제일약품은 이창석 중앙연구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 연구소장은 2020년 승진하며 중앙연구소의 모든 업무를 총괄해 온 인물이다. 그는 중앙연구소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및 암과 관련된 연구를 통해 신규 과제를 발굴·진행해 왔으며 보건복지부 항암신약개발단 과제로 선정된 항암제 JPI-547의 전임상 및 임상1a상을 종료시켰다.

휴젤은 올해 세계 시장에서의 비약적 성장을 위한 포부를 보였다.

휴젤은 올해 1월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로부터 Tier 11 개국에 대한 승인 권고 의견을 받고 프랑스를 필두로 순차적으로 보툴리눔톡신 레티보의 허가 획득하고 있으며 지난 23일 유럽행 첫 수출길에 올랐다.

휴젤은 올해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레티보가 품목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북미시장부터 오세아니아 대륙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일동제약도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조직, 프로세스 정비 등 제반 환경 구축에 드라이브를 건다. R&D 중심 글로벌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이사는 "올해도 지속적인 투자로 미래가치 향상과 지속가능경영 기반 구축은 물론, 영업마케팅, 품질 혁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및 상용화 추진 뿐만 아니라 항당뇨병제,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등 신약개발 과제 진행도 역량을 집중, 더 많은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창사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일양약품은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는 "올해는 시장경제를 앞서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강한 회사와 수출활성화를 이루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균형적인 발전과 함께 지속적인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고부가 가치 품목을 육성 및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엔데믹 대비한 새 먹거리는?

일부 제약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엔데믹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때를 미리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우선 GC녹십자는 오는 29일 개최되는 주총에서 정관 개정 안건을 상정한다. 정관 개정안에는 부속의원 설립이 사업목적으로 추가된다. 직원 복리후생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사업 목적 추가 이유로는 사내 부속의원 운영이라고 명시됐다. 다만, 사업목적 추가 단계인 만큼 구체적 설립 시점 등은 마련되지 않았다.

GC녹십자의 부속의원 설립은 제약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시도라는 점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GC녹십자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실제 GC녹십자는 병의원 전자의무기록(EMR) 점유율 50% 넘게 차지하고 있는 유비케어를 인수한 바 있다. 이어 유비케어는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기업 아이쿱을 인수했다.

유비케어와 아이쿱의 플랫폼 개발 역량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개인 맞춤형 플랫폼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게다가 SK C&C와 협약을 맺고 계열사에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신규사업을 발굴키로 했고 KT, LG유플러스와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발굴에 나선 상태다.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안국약품은 사업목적에 신약개발 및 연구대행업과 신약개발 자문 및 알선업 등 2개 항목을 추가한다. 사업목적에 신약개발 사업을 추가하면서 사업 구조를 신약개발 중심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조아제약은 의료기기 제조·판매업과 통신판매업을, 고려제약은 의료기기·진단시약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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