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CEO 중도퇴진 등 주총 앞두고 재선임 여부 관심
포스트 코로나 대비 사업 다각화 속도...인재 영입도 활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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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임기만료 CEO 대다수는 재선임을 받아왔는데, 올해는 정기 주주총회 전부터 CEO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제약바이오 분야 경험이 전무한 인재를 영입하는 등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사 CEO 퇴진 잇따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내사 CEO는 올해 3월 주총을 앞두고 등기이사 재선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즉 임기 만료로 퇴임이 확실시 되고 있다.

우선 동아에스티는 2년의 임기가 남은 공동대표의 동시 교체가 예상된다.

엄대식 대표이사 회장은 퇴직으로, 한종현 사장은 동화약품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공백은 김민영 사장과 박재홍 사장이 채운다. 

동아에스티는 이번 인사로 김민영 사장에게 국내 전문의약품(ETC) 사업 등 경영 전반을 맡기고, 박재홍 사장에게는 신약 연구개발(R&D)를 맡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아직까지 공동대표 또는 각자대표 등 어느 체제가 될지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김 사장은 2015년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하고 작년 동아에스티로 넘어왔다.

최근 영입된 박재홍 사장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 다케다, 베링거인겔하임 등에서 중개연구 전문가로서 혁신신약 개발을 이끌어왔다.

JW중외제약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열 공동대표의 교체가 전망된다.

이성열 대표이사는 JW중외제약에서 개발본부 본부장을 역임하다 2019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연구개발과 관리 업무를 총괄하며 아토피피부염, 통풍, 탈모 치료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주력해왔다.

JW중외제약이 연구개발 분야에 방점을 둔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선임이 유력했지만, 재선임 명단에서 제외됐다.

동국제약은 13년의 장수 CEO 오흥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송준호 총괄 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른다.

송 총괄 사장은 2012년부터 7년여 동안 동국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해왔다. 동국제약은 송 총괄 사장에게 향후 영업과 관리 등 회사 경영 전반의 변화와 혁신 책임을 맡길 계획이다.

안국약품은 창업주 부자가 경영에서 손을 뗀다. 53년 만에 첫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안국약품은 어준선 회장과 어진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에서 원덕권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어 회장은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주총 재선임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어 부회장도 임기만료 2년을 남기고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원덕권 사장은 대웅제약, 한국얀센, 동화약품 등에서 제품 개발 및 라이선싱, 해외사업 관련 업무를 맡아 진행했다.

삼아제약에서는 연구·개발·생산 부문 총괄 사장을 지내다 2018년 안국약품 R&D·생산 총괄 사장으로 합류했다.

영진약품은 현 대표이사인 이재준 대표가 물러난다. 실적 부진이 이유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 신임 대표에는 이기수 사업부장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안건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부장은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냈고, 영진약품에서는 국제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삼진제약은 장흥순, 최용주 공동대표 모두 올해 임기 만료다. 다만 장흥순 대표는 재선임 안건에서 제외되고 최용주 대표만 이름을 올리면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의 전환이 전망된다.
 

 

'비전문가 영입'...사업 다각화에 속도내는 업계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비전문가' 영입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로 실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비주력 사업 분야를 강화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일동제약은 컨슈머헬스케어(CHC) 부문장에 이신영 전무이사를 영입했다.

이 신임 전무는 삼성전자, 라이나생명, 일렉트로룩스 등 다국적 기업에서 20여년 동안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일동제약 CHC 부문은 일반의약품과 헬스케어 부문을 통합한 사업부다.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음료,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이 포함된다.

새로 영입된 이 전무가 마케팅 경력이 다양한 만큼, 일동제약은 CHC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국약품도 토탈헬스케어(THC) 사업부 총괄로 방경득 사업부장을 영입했다.

방 사업부장은 풀무원 마케팅본부 특판사업부, CJ E&M(현 CJ오쇼핑) CJmall 사업부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식품 및 유통회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전문가라는 평가다.

안국약품은 그동안 실적 부진을 겪다 작년 반등에 성공했다. 이런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

안국약품 THC 사업부는 토비콤 등 온라인 유통을 전담하는 부서인 만큼, 방 사업부장 영입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 외형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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