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보령제약, 30~40대 파격 인사...역동적 조직 취지
일각서 조기 퇴직 위기감도..."연륜과 경험도 중요한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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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최근 몇 년간 2, 3세 경영이 본격화된 제약업계에서 30~40대 젊은 CEO들이 전면 배치되면서 이제는 실세로 자리잡고 있다.

창업주의 고령화와 맞물려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신사업 출범 등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연하고 역동적인 사고를 가진 CEO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3040 CEO 등장...젊어지는 업계

보수적인 국내 제약업계 특성상 경영 세습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최근 파격적 인사가 단행되면서 관심이 모인다.

대웅제약은 최근 이창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신임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 전승호 사장과 공동 대표를 맡게 됐다.

이 신임 사장은 1977년생으로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 ETC 영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PM, 영업소장을 거쳐 최연소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ETC 영업·마케팅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고, ETC·개발본부 등을 총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신임 사장은 대웅제약의 검증 4단계 전략과 영업의 작동원리를 시스템화해 매출을 큰 폭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신임 사장의 등장은 대웅제약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40대 본부장을 대거 등용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한 바 있고 결정적으로, 1975년생인 전승호 사장을 발탁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2000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18년 동안 근속 중인 대웅맨이다.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마케팅TF 팀장 등을 거쳐 글로벌 사업본부를 총괄하며 해외시장 진출과 주요 전략 제품군의 해외수출 증대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사장을 맡은 이후에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기술수출을 진두지휘하며 전 세계 14개 국가에 총 1조 1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달성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보였다.

보령제약도 젊은 피를 수혈했다. 지난해 보령제약은 1976년생 장두현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 발령한 바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신임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은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다. 김 신임 사장은 1985년생으로,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로 오너 3세다.

김 신임 사장은 2014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해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 등을 거쳐 2017년 보령홀딩스 경영총괄 임원을 맡았다. 2019년에는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당시 조직문화 혁신과 투명한 경영체계 정립, 신사업 역량 강화, 국내외 투자 활동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변화를 빠르게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젊은 감각이 필요하다"며  "보수적인 제약업계에 30~40대 CEO의 등장은 과거지향적 사고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감도는 조기 퇴직 위기감..."경험·연륜도 중요"

업계에 '젊은 피' 바람이 불면서 조직 리더의 연령이 낮아지자, 일각에서는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국내 제약사에 30대 오너 일가의 전진배치를 비롯해 40대 전문경영인이 등용되면서 임원들의 동요가 생기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040의 등장은 파격적 인사이면서 조직의 유연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이지만, 그만큼 퇴직 시기가 빨라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 관계자는 몇 년 전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이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능력 있는 후배들이 승진하면서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아 경력과 연륜을 우대해주는 다른 곳으로 이직했다"며 "혁신, 추진력 등을 이유로 진행된 승진 인사가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전략도 무시할 수 없다. 신구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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