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대원·한독 등 오너 2·3세 경영참여 예고
일부 CEO 교체 전망...한미약품 경영구도 주목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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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주요 국내 제약사의 주주총회가 본격 시작되면서 최대 화두는 '경영승계'와 '새판짜기'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보령제약, 대원제약, 한독 등 일부 국내사는 오너 2·3세의 경영승계 작업이 포착됐고, 동아에스티 등을 비롯한 몇몇 기업은 전문경영인(CEO) 교체가 예상된다.

 

상장 국내사, 오너 2·3세 경영 참여 잇따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는 18일 유한양행, 환인제약을 시작으로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젊은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다.

보령제약은 올해 주총에서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 오너 3세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 대표이사는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보령홀딩스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다.

김 대표이사는 2014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해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장을 거쳐 2017년 1월부터 보령제약의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 임원으로 재직해왔다. 2019년 12월부터는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1월 보령제약 사장에 선임됐다.

대원제약은 창업주 故 백부현 선대 회장의 손자이자, 백승호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마케팅본부장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삼일제약은 허강 명예회장의 차남 허준범 상무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을 주총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삼일제약은 장남 허승범 회장이 대표이사로 오너 3세 경영체제를 이어온 바 있다.

비씨월드제약은 홍성한 사장의 아들 홍영기 전략기획실장이 올해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나선다. 

한독은 오너 3세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신규 선임 예정인 김동한 경영조정실 이사는 한독 창업주 故 김신권 회장의 손자다. 김 이사는 2014년 한독에 입사해 경영조정실 팀장, 실장 등을 거쳤다.

 

오너 일가 승계 속 '경쟁 구도' 한미

국내 제약업계가 오너 일가의 경영 체제 확립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미약품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한미약품그룹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올해 주총에서 임성기 전 회장의 장남 임종윤 대표의 사내이사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도 지주사 사내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키로 했다. 

이로써 한미약품그룹의 후계 구도는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임성기 전 회장의 배우자이자 임종윤·임주현 사장의 모친인 송영숙 회장이 단독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그간 한미약품그룹의 후계 구도는 임종윤 대표로 굳어지는 모습이었다. 2009년 한미약품 이사로 선임된 이후 2010년 한미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고, 2016년부터는 단독대표를 맡아온 만큼 안팎에서는 승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임 전 회장의 타계 후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삼남매가 약 2:1:1:1 비율로 상속받았지만, 최대 지분을 가진 송 회장이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실제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11.65%, 임종윤 대표는 7.88%를 보유하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8.82%, 임종훈 사장은 8.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남매의 지분 차이가 크진 않지만, 임종윤 대표의 지분이 가장 적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경쟁은 한미약품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삼남매 모두 한미약품 사장 지위를 유지하는 만큼 어떤 역량을 펼치느냐가 후계 구도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의 단독경영 체제를 두고 "선진화된 ESG 경영 체제를 갖추는 한편, 책임경영을 구현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국내사 바뀌는 얼굴...CEO 교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CEO 교체다. 일부 국내사 경영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선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교체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엄대식 대표이사 회장의 퇴직, 한종현 사장의 동화약품 대표이사 내정에 따라 김민영 사장과 박재홍 사장이 공백을 채운다.

김 사장은 국내 전문의약품(ETC) 사업 등 경영 전반을, 박재홍 사장은 신약 연구개발(R&D)를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약은 13년 장수 CEO 오흥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송준호 총괄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른다. 송 총괄 사장은 7년여 동안 동국제약에서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한 만큼 회사의 영업과 관리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국약품은 어준선 회장과 어진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에서 원덕권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된다.

영진약품은 현 대표이사인 이재준 대표가 물러나고 이기수 사업부장이 신규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장흥순, 회용주 공동대표 모두 임기가 만료되는 삼진제약은 최용주 대표만 재선임 안건에 이름을 올렸고, JW중외제약은 이성열 공동대표가 올해 임기가 만료되면서 교체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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