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반복적인 편두통, 구강붕해정이 복용 편의성 높일 것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활발한 2040편두통 환자 중 70%는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4등급)를 겪고 있다. 그러나 편두통 최초 발병 후 진단까지는 평균 10년이 걸린다. 

두통이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인데, 전문가는 두통이 생기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편두통은 초기에 적절한 약제를 복용해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대한두통학회 회장을 연임 중인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조수진 교수(신경과)는 약물 복용 시기, 용량, 약제 등 세 가지가 치료 효과를 결정한다고 강조하며, 급성기 편두통에는 트립탄 제제가 효과적이라고 꼽았다.

-편두통의 증상과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편두통은 뇌 질환 중 두 번째로 흔하다. 한쪽에 두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양쪽이 다 아픈 경우도 절반 이상이다. 일반적으로는 금방 회복되지만 만성 편두통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두통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며 속이 울렁거리는 소화기 증상, 소리나 빛의 과민 등도 함께 나타난다. 반복성은 가장 중요한 편두통 진단 기준이다. 

이번에 좋아졌지만 다음에 또 아플 수 있기 때문이다. 편두통 환자라고 반드시 뇌에 병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 따라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편두통의 원인은 무엇인가?

편두통은 뇌의 이상(disorder)에 의한 질병이다. 그 원인으로는 호르몬 영향이 크며 남성보다 여성 유병률이 3~4배가 높다. 특히 월경 시작부터 아픈 후 폐경까지 편두통을 앓다가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두 번째는 유전적 요인이 꼽힌다. 엄마가 아프면 딸도 함께 편두통을 앓는 경우가 많다. 

뇌에 관여하는 물질도 주요 원인이다. 세로토닌 수용체 또는 CGRP(칼시토닌 유전과 관련 펜타이드)가 과잉하거나 흥분성을 가질 경우 두통을 더 일으킬 수 있다. 

그런 기전에 근거해 치료제를 만들게 된다. 급성 편두통에는 트립탄 제제가 많이 처방되고 있다. 

-트립탄의 기전과 효능은 무엇인가?

편두통 치료는 복용 시기와 용량, 약제 등 세 가지가 효과를 좌우한다. 자주 아프지는 않지만 한번 아플 때 고생하는 환자는 트립탄을 적절히 처방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편두통 초기 복용에는 트립탄 계열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미 입증됐다.

트립탄은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거나 혈관 긴장을 완화하는 기전으로 두통을 조절한다. 

다만 혈관을 수축할 수 있어 협심증 환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쓰지 않는다. 이런 환자는 심장에 부담이 적은 약으로 처방한다. 

-나라트립탄 성분의 구강붕해정이 곧 출시될 예정이다. 편두통 특성을 감안했을 때 어떤 강점이 있을까?

약은 빨리 복용할수록 더 좋아지기 때문에 물 없이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고, 구역감이 있는 환자도 복용 가능하다. 

구역감은 편두통 주요 증상 중 하나인데, 약을 복용한 후 구토하면 약물 효과가 떨어진다. 구강붕해정은 위장관을 피해 뇌에 작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응급실 방문을 줄이는 사회경제적 이득도 있다. 약을 먹지 못하고 계속 구토하는 편두통 환자 중 응급실을 자주 방문하는 경우도 있는데, 구강붕해정으로 약을 먹고 신속하게 조절하는 편이 낫다.

-1월 23일은 두통의 날이다. 두통의 날 의미와 대한두통학회 주요 활동 및 역할을 설명해달라.

1월 23일로 지정한 의미는 두 가지다.

먼저 두통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1주일에 2일 이상 두통이 있으면 3개월에 되기 전에 두통 전문가에게 꼭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 두통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명절 스트레스, 겨울철 운동 부족, 수면의 질 저하 등 다양한 악화 요인이 있기 때문에 1월 23일을 지정했다. 

대한두통학회에서는 학술활동을 1년에 2회 개최하고 있다. 의사 전체를 위한 보수 교육을 1년에 2회 이상 진행하고, 두통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도 양성한다.

유유제약과 협업한 Goodbye Headache 카카오톡 채널로 환자에게 두통 정보를 전달 중이며, 애플리케이션과 수첩 형태의 두통일기에 환자가 자신의 두통을 기록하면 진료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회 활동에도 제한이 있었을 것 같은데, 올해 대한두통학회가 중점 추진하는 활동이 있다면?

작년에는 편두통 예방진료지침을 발표했고, 올해는 군발두통 진료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두통학회 교과서 신판도 준비 중으로 여러 학술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대선을 맞아 정치권에 부탁하고 싶은 사항도 있다. 군발두통 환자에게 시행하는 산소치료가 한중일 중에서 우리나라만 급여가 안된다.

예산 문제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의학적으로 타당함이 입증됐기 때문에 올해 급여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 

또한 편두통에 작용하는 신약이 많이 나오고 있어 필수적인 치료에 대한 급여 지원도 부탁하고 싶다.

-편두통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두통을 조절하는 요령만 터득해도 훨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0대 초반부터 본인이 두통이 있다면 이를 치료하는 것이 삶의 질을 바꾼다. 

우선 두통이 있다면 병원에 오라고 전하고 싶다. 진단 및 치료를 받고 병을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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