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MSD 게파픽센트 시판허가 거절 "효능 관련 추가적 정보 필요"
바이엘도 P2X3 수용체 길항제 엘리아픽산트 개발 중단...'효능 부족'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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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만성기침(RCC)을 타깃해 개발이 진행 중인 P2X3 수용체 길항제가 '효능 부족'을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다.

P2X3 수용체는 기도 미주신경의 C섬유에 발현하는 아데노신3인산(ATP) 수용체다. ATP는 기도 염증조건에 따라 기도점막세포로부터 방출된다.

세포 밖 ATP가 기도의 C섬유상 P2X4 수용체와 결합하면 손상 가능성을 나타내는 신호로 감지돼 기침이 발생한다.

이에 P2X3 수용체 길항제는 세포 밖 ATP와 P2X4 수용체 결합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C섬유의 활성화를 막아 기침이 억제되는 걸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 중인 P2X3 수용체 길항제는 난치성 만성 기침을 치료할 약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효능'을 이유로 개발 중단과 규제당국 허가를 획득하지 못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엘, 엘리아픽산트 개발 중단

최근 바이엘은 난치성 만성기침 치료제로 개발 중인 P2X3 수용체 길항제 엘리아픽산트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개발 중이던 또 다른 P2X3 수용체 길항제 필라픽산트가 소규모 임상연구에서 부작용을 이유로 개발이 중단된 데 이은 결과다.

바이엘의 엘리아픽산트 개발 중단 결정은 지난해 유럽호흡기학회(ERS 2021)에서 발표된 임상2b상 PAGANINI 연구 결과와는 대조적이다.

영국 벨파스트퀸즈대학교 Lorcan McGarvey 교수 연구팀과 바이엘이 발표한 초록에 따르면, 엘리아픽산트는 만성 기침 빈도 수를 위약에 비해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에는 환자들을 엘리아픽산트 25mg, 75mg, 150mg 1일 2회 투여군과 위약군에 배정해 12주 동안의 치료를 진행했다.

주요 목표점은 녹음을 통해 진행하며 측정한 시간당 평균 기침 빈도였다.

연구 결과, 엘리아픽산트 75mg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기침 빈도가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반응도 대부분 경증~중등증으로, 이상반응 때문에 연구를 중단한 환자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연구팀은 난치성 만성 기침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엘리아픽산트는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바이엘은 엘리아픽산트의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효능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바이엘은 엘리아픽산트와 관련된 모든 라이선스 권한을 파트너사인 에보텍에 양도할 방침이다.

 

기대 모았던 MSD 게파픽센트...FDA "추가 효능 정보 필요"

P2X3 수용체 길항제 중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MSD 게파픽센트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게파픽산트의 효능과 관련한 추가적 정보를 요구한 것이다.

작년 3월 MSD는 FDA에서 게파픽산트의 승인신청서를 접수한 바 있다. 이에 FDA는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자 비용부담법(PUDFA)에 따라 지난해 12월 21일까지 허가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서류 검토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일정이 뒤로 밀렸다.

추가 임상이 필요하지 않다면 게파픽센트는 6개월~1년 정도 후 승인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만일 추가적인 임상이 필요하다면 승인이 더 오랜 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MSD Roy Baynes 수석부사장 겸 글로벌 임상개발 책임자는 "불응성 또는 설명할 수 없는 만성기침 환자를 위한 게파픽산트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FDA와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게파픽산트의 FDA 보완 요청은 예견된 일이었다. 

ERS 2020에서 영국 퀸스대학 벨파스트 Lorcan McGarvey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임상3상 COUGH-1, COUGH-2 연구 결과에서 만성 기침 환자의 기침 빈도를 낮췄지만, 두 연구 모두에서 15mg 치료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COUGH-1 연구는 난치성 만성 기침 환자를 게파픽센트 15mg, 45mg, 위약군에 무작위 분류해 치료 12주째 24시간 동안 시간당 기침 빈도의 평균 비율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24시간 동안 시간당 기침 빈도 평균 비율은 게파픽산트 15mg군 0.48, 40mg군 0.38, 위약군 0.47로 계산됐다.

이를 토대로 변화한 시간당 기침 빈도 비율을 치료군 간 비교(ERR)한 결과, 게파픽산트 45mg군은 위약군보다 18.45% 의미 있게 감소했다.

COUGH-2 연구에서는 치료 24주째 24시간 동안 시간당 기침 빈도의 평균 비율을 분석한 결과, 게파픽산트 15mg군 0.43, 45mg군 0.37, 위약군 0.43이었다. 이에 대한 ERR은 45mg군은 위약군에 비해 14.54% 감소했다(P=0.031).

치료 24주째 깨어있을 때 시간당 기침 빈도 비율은 게파픽산트 45mg군에서 위약군 대비 15.79%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P=0.022).

그러나 게파픽산트 15mg 투여군은 두 연구 모두에서 위약군에 비해 효능에 있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COUGH-1 연구에서 게파픽산트 15mg 투여군과 위약군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ERR 1.58; P=0.872).

게다가 12주째 깨어있을 때 시간당 기침 빈도 비율 역시 게파픽산트 15mg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고(ERR 2.97; P=0.769), 45mg군은 감소하는 경향만 보였다(ERR -17.68; P=0.056).

COUGH-2 연구에서도 게파픽산트 15mg군의 치료 24주째 ERR은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ERR -1.14; P=0.875).

또 치료 24주째 깨어있을 때 시간당 기침 빈도 비율도 게파픽산트 15mg군은 위약군과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ERR -3.03; P=0.677).

 

P2X3 수용체 길항제 '미각' 부작용 이슈 여전

한편, MSD는 게파픽산트에 대한 FDA의 CRL 요구가 안전성과 관련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지만, P2X3 수용체 길항제의 미각 관련 부작용 이슈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COUGH-1, COUGH-2 연구에서는 미각 관련 이상반응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안전성 평가 결과, COUGH-1 연구에서는 게파픽산트 45mg군에서 미맹, 미각과민증 등 미각 관련 이상반응이 높게 보고됐다. 

COUGH-2 연구에서도 미각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게파픽산트 45mg군에서 68.6%로 높게 나타났다.

미각 관련 부작용은 같은 P2X3 수용체 길항제인 바이엘 엘리아픽산트에서도 나타났다.

PAGANINI 연구에서 보면 최고 용량인 엘리아픽산트 150mg을 1일 2회 투여한 환자군의 24%는 미각 관련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엘이 엘릭아피산트 개발을 중단한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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