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김헌성·이화영 교수팀, 건강한 중년 대상 폐기능-당뇨병 연관성 분석
폐기능검사 수치 낮을수록 당화혈색소 높아져
당뇨병 발생 예측인자로 기도 저항 지표 'FEV1/FVC 비율' 확인

▲(좌부터)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
▲(좌부터)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폐기능이 좋지 않은 성인은 당뇨병 발생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교신저자),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폐기능과 당뇨병 발생의 연관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폐기능검사 수치가 낮을수록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2009년 3월~2012년 10월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9~85세 건강한 성인 중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당뇨병이 없고 6년간 폐기능검사를 받은 기록이 2회 이상 있는 1만 75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성인의 평균 나이는 45.3세였다. 

폐기능검사 종류는 △노력성 호기량(FEV1) △노력성 폐활량(FVC) △FEV1/FVC 비율 △노력성 호기 중간유량(FEF 25~75%) 등 4가지이다. FEV1/FVC 비율은 기도의 폐쇄성 유무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도가 좁아지면 공기저항이 증가해 수치가 낮아진다. 노력성 호기 중간유량(FEF 25~75%)은 말초의 소기도 기능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분석대상을 폐기능에 따라 최젓값(1분위)부터 최댓값(4분위)까지 사분위수로 분류했다. 전체 성인 중 152명(0.9%)이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당뇨병 발병과 다중변수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나이·성별·체질량지수를 보정하고도 FEV1/FVC 비율이 78~82%인 군이 86% 이상인 군보다 당뇨병 발생 확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40%가 낮았다.

이에 따라 기도 저항을 대변하는 FEV1/FVC 비율이 건강한 성인의 미래 당뇨병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확인됐다.

특히 동일인에서 6년간 추적한 폐기능과 당화혈색소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폐기능검사(FEV1, FVC, FEV1/FVC 비율, FEF 25~75%) 수치가 낮을수록 당화혈색소는 높아지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당뇨병은 고혈당이 장기간 지속되는 전신 염증성질환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 염증으로 인한 폐활량 저하에 대한 사전 연구들이 발표된 바 있다. 반대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 기도질환자에서 당뇨병 발생에 대한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성인을 수년간 추적해 폐기능과 당뇨병 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비당뇨인의 6년간 추적 폐기능과 임상적 특성, 당화혈색소를 포함한 혈액검사 결과를 대규모 데이터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연구를 통해 폐기능 저하와 기도 저항이 폐뿐만 아니라 혈당 변화와 연관됐다는 점이 규명됐다. 폐 건강관리가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분비학회 공식 학술지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12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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