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모 APASL 2022 조직위원장(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양준모 아시아태평양간학회 학술대회(APASL 2022) 조직위원장
양준모 아시아태평양간학회 학술대회(APASL 2022) 조직위원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오는 3월 30일~4월 3일까지 서울에서 아시아태평양간학회학술대회(APASL 2022)가 열린다. 14년 만이다. 

아·태지역에서 우리나라 간학회 회원들 실력은 이미 글로벌 수준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APASL을 국내에 개최하지 못해 대한간학회는 꽤 오랫동안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번 APASL 2022 개최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양진모 조직위원장(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과  24명의 조직위원장들이다.

양 조직위원장은 대한간학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아태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를 만나 이번 학술대회가 갖는 의미와 특징을 들어봤다. 

- 오랫동안 아태간학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지 못했다. 어떻게 개최하게 됐는지? 

지난해 내가 아태간학회 회장이 된 이후 학술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동안 개최할 수 없었던 얘기도 듣고, 특히 일본 동경대 마사오 오마타(Masao Omata) 교수를 직접 찾아 우리나라가 개최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런 노력 등이 통했는지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아태간학회에서 학회 주요 인사들에게 동의를 받았다. 

- 학술대회 준비 사항은 어떤가? 

서울 코엑스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열리는데 마지막 준비가 한창이다. 1월 12일 현재 33개국 사전등록, 46개국 초록접수, 1200여 명이 등록한 상태다.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더 많은 의사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COVID-19)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나라의 의사들을 배려해서다.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새로운 학문을 접하고 싶은 의사들이 많지만 이들이 학술대회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양준모 조직위원장 
양준모 조직위원장 

- 이번 학술대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간학회는 크게 미국간학회(AASLD), 유럽간학회(EASL), 아태간학회(APASL) 등으로 구분한다. 아태간학회 회원국은 약 60개국으로 적지 않은 회원국이 있고, 세계 3개 간학회 중 하나다. 

그런데 미국간학회나 유럽간학회 등에 비해 위상이 많이 위축돼 있다. 우리나라 의사들도 아태간학회보다 미국이나 유럽간학회에 더 많이 참여한다. 이런 인식을 깨고 싶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아태간학회가 미국이나 유럽간학회보다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우리나라 젊은 의사들의 실력도 알리고 싶다.

- 학술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세션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간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플래너리 세션을 일단 주목해줬으면 좋겠고, C형 간염 치료에서 어떤 상태를 'CURE'로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세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 B형 간염 관련 약물 업데이트 연구도 몇 편 발표된다. 디베이트 세션으로는 미국 및  유럽간학회, 아태간학회 모두 다른 급성간부전 분류를 다룬다.

- 프로그램 구성을 보면 미국간학회와 우리나라 간학회, 아태간학회와 미국간학회 등 조인트 심포지엄이 다른 학술대회보다 유난히 많다. 

우리나라 간학회 회원들의 연구 역량은 글로벌 수준이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간학회 등에서 연자로 초정받지 못하는 것은 홍보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간학회 등에서 지명도 높은 교수들을 많이 초청하고, 이들에게 우리나라 젊은 의사들의 실력을 보여주고, 이들이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 구성을 그렇게 구성했다. 

오는 6월 유럽간학회가 열리는데 그곳에서 우리나라와 인도 등 아태간학회 회원들이 세션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기도 하다. 세계학술대회에서 연구를 발표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 이번 학술대회에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다루는 세션이 있다. 국내 연구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암을 진단할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려면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그런데 현재 병원별 데이터는 있는데 이를 통합한 데이터는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간학회가 질환별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C형 간염을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등록하는 것이 간학회의 주요 이슈다.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C형 간염은 2~3달 약을 복용하면 CURE 상태가 된다. 완치할 수 있는 약이 있고, 비용 대비 효과적인데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일본은 C형 간염 시대를 끝내고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연구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도 C형 간염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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