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OWERED 임상3상,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리간드 주사제와 비교
마이캡사 치료반응 보인 환자군, 장기간 유지 시 생화학적 반응·증상 조절 지속
주사제와 비교해 유효성 비열등…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 비슷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제약사 키아스마의 경구용 말단비대증 치료제 마이캡사(성분명 옥트레오타이드)가 장기 유지치료제로서 주사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이캡사에 치료반응을 보인 말단비대증 환자 대상의 무작위 연구 결과, 치료를 유지한 군은 주사제인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리간드(iSRL)로 치료를 변경한 군과 비교해 유효성 측면에서 비열등했다. 이와 함께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도 비슷했다.

▲미국 제약사 키아스마의 마이캡사(성분명 옥트레오타이드). 마이캡사 브로슈어 캡처.

MPOWERED 연구로 명명된 이번 다기관 무작위 임상3상은 유럽의약품청(EMA)에 마이캡사의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하고자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지난달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마이캡사, 경구용 말단비대증 치료제로 첫 승인

말단비대증은 뇌하수체 종양이 생겨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희귀질환이다. 조기 발견했을 때 수술과 약물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지만, 주사제에 의존해야 하고 평생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마이캡사는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말단비대증 치료제로 첫 승인받았다. FDA는 iSRL인 옥트레오타이드 또는 란레오타이드 주사제에 반응을 보이고 내약성이 있는 말단비대증 환자의 장기 유지치료제로 마이캡사를 허가했다.

마이캡사는 FDA가 승인한 최초이자 유일한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경구제이다. 주사제 관련 문제를 겪어 새로운 치료옵션이 필요했던 말단비대증 환자와 보호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MPOWERED, iSRL 대비 마이캡사 비열등성 평가

MPOWERED 임상3상은 마이캡사와 iSRL에 내약성이 있고 치료반응을 보인 말단비대증 환자를 대상으로 두 치료의 생화학적 반응 유지 및 증상 조절 정도를 비교하고자 진행됐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10개국의 29개 의료기관에서 18~75세의 말단비대증 환자를 모집했다. 등록 전 최소 6개월 동안 iSRL을 투약하면서 최소 4개월간 안정적인 치료를 받았고 생화학적 반응을 보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다. 

생화학적 반응은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이 정상범위상한(ULN)의 1.3배 미만이고, 평균 통합 성장호르몬 수치가 2.5ng/mL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2016년 2월 11일~2020년 8월 20일 모집된 말단비대증 환자 146명이 26주 사전투약기간(run-in-phase)을 가졌다. 이들은 효과적인 치료용량을 설정하고 약물 반응을 확인하고자 마이캡사를 1일 40mg 복용했으며 선택적으로 60mg 또는 80mg으로 용량을 적정했다. 

사전투약기간에 생화학적 반응을 보인 최종 92명이 무작위 치료에 적합하다고 판단, 마이캡사군(55명)과 iSRL군(37명)에 무작위 배정돼 36주간 치료를 받았다. 

1차 목표점은 무작위 치료기간에 생화학적 반응이 유지되는 비율로 iSRL 대비 마이캡사의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비열등성 한계치는 -20%p로 설정했으며 생화학적 반응 평가를 위한 IGF-1은 매달 1회 확인했다. 

2차 목표점은 진료실에 방문하는 동안 보고된 활동성 말단비대증 증상 발생 수, 말단비대증 치료 만족도 설문조사로 평가한 치료 만족도, 업무 생산성 및 활동장애 설문조사로 확인한 업무 생산성 등으로 정의했다.

생화학적 반응 유지율, 마이캡사군 91% vs iSRL군 100%

▲미국 키아스마의 마이캡사 설명 영상 캡처.
▲미국 키아스마의 마이캡사 설명 영상 캡처.

그 결과, 생화학적 반응 유지율은 마이캡사군 91%(55명 중 50명), iSRL군 100%(37명 중 37%)로 대다수 환자군이 치료반응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마이캡사군은 iSRL군 대비 사전에 정의한 생화학적 반응 유지에 대한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무작위 치료 종료 당시 보고된 말단비대증 돌발증상(breakthrough symptoms) 발생률은 마이캡사군 15%, iSRL군 31%였고, 전체 활동성 말단비대증 증상 발생 수는 두 군이 유사했다.

말단비대증 치료만족도는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업무 생산성 및 활동장애도 비슷했다.

단, iSRL에서 마이캡사로 치료를 변경했던 사전투약기간에 모든 환자의 관절통증, 손발부종, 피로 등 증상은 iSRL보다 마이캡사 복용 시 잘 조절됐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마이캡사군 35%(55명 중 19명), iSRL군 41%(37명 중 15명)로 비슷했다. 두 군 모두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헛배부름, 구역, 설사, 복통, 변비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 Maria Fleseriu 교수는 "마이캡사와 iSRL 모두에 반응을 보인 말단비대증 환자 대상의 연구 결과, 마이캡사는 생화학적 반응 유지 측면에서 iSRL과 비교해 비열등했다"며 "말단비대증 환자에게 마이캡사가 iSRL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Fleseriu 교수는 "마이캡사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에 보고된 옥트레오타이드 주사제와 비슷하고, 주사부위반응이 없는 말단비대증의 질병 부담과 일치한다"며 "연구에서 종양 조절을 모니터링하지 않았지만, 뇌하수체 종양 상태의 변화를 시사하는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구역은 iSRL군보다 마이캡사군에서 더 빈번하게 확인됐으나 전체 발생 수가 적었고 무작위 치료기간에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 과대평가됐을 가능성 있어"

이번 연구에도 불구하고 마이캡사의 유효성 데이터가 여전히 부족하고 연구 결과가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Lodish 교수는 "26주 사전투약기간 동안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들은 무작위 치료기간에 제외됐다"며 "이 때문에 마이캡사에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군의 비율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 마이캡사 치료 및 용량적정이 이뤄져야 하는 환자를 식별하는 전략을 포함해 마이캡사 활용 관련 임상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단비대증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마이캡사 유효성 데이터는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임상에서는 주사제 투여 없이 경구제를 환자에게 투약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치료반응과 관련된 개별요인을 판단하기 위해 마이캡사의 용량적정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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