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안스데반 교수팀, 신경교종 위험-BMI·허리둘레 상관관계 분석
BMI 25kg/㎡ 이상·복부비만이면 신경교종 발생 위험 18% 증가
동양인 인구집단 대상 신경교종 위험인자 최초 제시한 역학연구

▲(좌부터)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
▲(좌부터)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복부비만이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제1저자),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양승호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신경교종 발생 위험과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683여만 명을 평균 7.3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BMI가 25kg/㎡ 이상이면서 복부비만이면 신경교종 발생 위험이 18%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동양인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신경교종의 위험인자를 최초로 제시한 역학연구라는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BMI와 허리둘레에 따른 신경교종 발생 위험을 보면, 복부비만이 없는 군에 비해 복부비만군(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의 위험이 16% 높았다. 

BMI 25kg/㎡ 이상군은 25kg/㎡ 미만군보다 신경교종 발생 위험이 8% 높은 것으로 나타나, BMI보다 복부비만과 신경교종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이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BMI 25kg/㎡ 이상이면서 복부비만인 군은 대조군(BMI 25kg/㎡ 미만, 허리둘레 남성 90cm 미만, 여성 85cm 미만)에 비해 신경교종 발생 위험이 18% 높았다. 

성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여성과 남성의 발생 위험은 각각 28%, 17%로 나타나 여성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으로 대표되는 신경교종(glioma)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이다. 신경교종 중 가장 흔한 유형인 교모세포종은 평균 생존기간이 2년이 안 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특히 질병의 발생 원인 및 위험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다. 거의 모든 암종에서 흡연과 비만은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위험인자로 밝혀져 있으나, 지금까지 서양인에서 시행된 역학연구에서는 연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제한점에 의문을 품고 2007년부터의 건보공단 자료를 추척해 여러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번 연구에서 규명한 복부비만 외에도 흡연 및 큰 키가 신경교종의 위험인자라는 것을 동양인 인구집단에서 최초로 제시했다. 

큰 키에 대한 연구는 동일한 건보공단 빅데이터를 조사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키가 나이 대비 상위 25%에 해당할 경우 신경교종 발생 확률이 하위 25% 집단에 비해 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 큰 사람은 성장호르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경우가 많고, 성장호르몬의 과잉이 암세포의 성장 위험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안스데반 교수는 "이번 연구는 1000만명에 가까운 인구집단에서 5000명 정도의 신경교종 환자를 포함한 대규모 연구이다. 동양인 인구집단에서 신경교종에 대한 위험인자를 최초로 제시한 역학연구라는 큰 의미가 있다"며 "불치에 가까운 난치성 교모세포종과 신경교종의 병인 및 위험인자 규명, 더 나아가 예방에 도움을 주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s 최근호에 게재됐다(Cancers (Basel) 2021;13(12):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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