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 2021]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 대상 임상1상
HSV-1 유전자 변형한 'G207' 주입…12명 중 11명 임상반응 나타나
용량제한 독성반응 또는 심각한 이상반응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악성도신경교종(high grade glioma) 환아 치료전략으로서 바이러스를 이용해 종양을 치료하는 종양용해 바이러스요법(Oncolytic Immunovirotherapy)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종양용해 바이러스요법은 종양에 투여한 바이러스가 감염·복제돼 종양을 직접 용해시키고 이후 유도되는 항종양 면역반응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치료법이다.

▲(좌부터) 강연 좌장을 맡은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Wendy B. London 교수, G207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 미국 앨리배마대학 Gregory Friedman 교수.
▲(좌부터) 강연 좌장을 맡은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Wendy B. London 교수, G207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 미국 앨리배마대학 Gregory Friedman 교수.

10~15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1)에서는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 12명을 대상으로 종양용해 바이러스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1상 결과가 10일 발표됐다. 연구 결과는 동시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4월 1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종양용해 바이러스 단독요법 또는 방사선치료를 함께 받은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에게서 심각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고 11명에게서 치료에 대한 임상반응이 나타났다.

임상1상에서는 연구에 참여한 환아에게 제1형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HSV-1)의 유전자를 변형한 G207을 주입했다. 

▲종양용해 HSV-1 바이러스요법 기전.
▲종양용해 HSV-1 바이러스요법 기전.

G207은 HSV-1의 γ134.5 유전자가 소실돼, 바이러스는 정상 세포에서 복제가 억제되지만 암세포에서는 복제기능을 유지한다.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감염돼 세포괴사를 유도할 수 있고 바이러스 자체는 약화돼 신경독성을 줄일 수 있다. 소아 뇌종양 관련 전임상에서 G207을 이용한 종양용해 바이러스요법의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G207은 항바이러스제에 여전히 감수성이 높아 치료로 나타날 수 있는 바이러스의 과도 증식에 의한 부작용을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진행된 G207의 임상1상에는 2016~2020년에 진행성 또는 재발성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 12명이 모집됐다. 나이는 7~18세였고, 10명은 교모세포종, 1명은 악성 뇌교종 환아였다. 1명은 특정되지 않은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였다.

모든 종양은 IDH 야생형(IDH wild-type)이고 유리한 유전자 형질(genetic signature)은 없었다. 12명 환아 중 8명은 최소 2회 이상, 4명은 최소 3회 이상의 치료를 받았다.

1차 목표점으로 G207 단독요법 또는 방사선치료(5Gy 조사) 병용요법이 전체 종양에 대한 바이러스 전파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면서 안전성을 평가했다. 2차 목표점은 유효성과 생물학적 반응이었다.

연구에서는 네 가지 용량을 이용한 3+3 용량증량 디자인으로 진행, △1×107PFU △1×108PFU △1×107PFU + 5Gy △1×108PFU + 5Gy 등으로 환아를 치료했다. 

전체 환아에게 6시간 동안 속도를 조절하며 G207을 주입했다. 방사선치료의 경우 G207 주입 후 24시간 이내에 육안적 종양체적에 5Gy를 조사했다. 

최종 결과, 진행성 또는 재발성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 12명 중 11명에게서 G207 주입 후 방사선학적, 신경병리학적, 임상적 반응이 나타났다.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은 12.2개월이었다. 이는 재발성 또는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의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이 5.6개월로 보고되는 것과 비교하면 좋은 결과다. 

또 지난해 6월 5일 기준으로 총 11명 환아 중 4명(36%)이 G207 주입 후 18개월 동안 생존하는 등 새롭게 질환을 진단받은 환아의 일반적인 기대수명보다 생존기간이 길었다. 

이와 함께 연구자 평가 시 G207에 의한 용량제한 독성반응 또는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이상반응 1등급은 20사례가 확인됐고, 바이러스 배출은 전체 환아에게서 관찰되지 않았다.

아울러 G207 주입 시 종양내침윤림프구 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종양내침윤림프구 수 증가는 면역반응 활성화를 의미한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앨리배마대학 Gregory Friedman 교수는 "종양용해 바이러스요법으로 고악성도신경교종 환아의 성공적인 면역요법을 위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는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극복하는 종양 내로 접종한다. 접종 후 바이러스는 종양세포에 부착해 들어가며, 바이러스가 다양한 소아 뇌종양을 감염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종양 이질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G207은 약에 불응하는 차가운 종양(cold tumor)을 약효가 나타날 수 있는 뜨거운 종양(hot tumor)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G207은 면역학적으로 차가운 종양을 뜨거운 종양으로 전환시켰다"며 "또 치료 전과 비교해 치료 후 조직샘플에서 종양내침윤림프구 수 증가가 관찰됐고, T세포 클러스터가 접종 후 최대 9개월까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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