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픽스와 니코틴 패치, MACE 위험 차이 없어…사망 위험은 챔픽스가 낮아
챔픽스·니코틴 패치vs웰부트린, 신뢰구간 넓어 결론 못 내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과거 금연 약물의 심혈관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던 가운데 약물 간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비교한 결과가 공개됐다.
호주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 결과,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와 니코틴 대체요법(NRT)인 니코틴 패치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챔픽스가 조금 더 낮았다.
이와 달리 챔픽스 또는 니코틴 패치와 웰부트린(부프로피온)의 심혈관 안전성 차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금연 약물요법 진행 시 우선 처방할 약물 선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Alys Havard 박사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JAMA Network 11월 2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챔픽스, MACE 우려 없이 니코틴 패치 대신 처방할 수 있어"
대다수 진료지침에서는 금연을 원하는 경우 챔픽스, 웰부트린, 니코틴 대체요법 등 금연 약물요법을 시행하도록 권장한다. 금연 약물의 효과가 입증됐으며, 특히 챔픽스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보고된다.
그러나 세 가지 금연 약물은 기존 연구에서 MACE 위험 증가 가능성이 보고돼 심혈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험보다 금연 약물의 혜택이 더 크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이지만 금연하려는 환자의 MACE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물 간 심혈관 안전성을 비교한 근거가 필요했다.
Havard 박사는 "일반적으로 금연 혜택은 금연 약물과 관련된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능가한다고 간주하고 있다"며 "따라서 금연 약물은 금연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제공돼야 한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약물이 안전한지를 알게 된다면 처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챔픽스, 웰부트린, 니코틴 패치 등으로 금연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의 MACE 위험을 비교하고자 후향적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로 진행됐다. 2002년 7월~2017년 3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거주자 중 금연 약물요법을 진행한 18세 이상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 기간에 약물 간 사용 가능성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각 약물 시작자를 한 쌍으로 묶어 △챔픽스군(12만 2932명)과 니코틴 패치군(9만 2148명) △챔픽스군(34만 2064명)과 웰부트린군(1만 457명) △니코틴 패치군(10만 2817명)과 웰부트린군(6056명) 등 총 세 가지 코호트를 구축했다. 평균 나이는 41.9~49.8세였고 여성은 42.8~52.2%를 차지했다.
1차 목표점으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한 MACE 위험을 평가했다. 2차 목표점은 MACE의 각 평가요인에 대한 위험이었다.
먼저 챔픽스군과 니코틴 패치군의 MACE 위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87; 95% CI 0.72~1.07). 구체적으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HR 0.96; 95% CI 0.76~1.21) 또는 뇌졸중(HR 0.72; 95% CI 0.45~1.14) 등 위험은 치료에 따라 의미 있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챔픽스군이 니코틴 패치군보다 51%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HR 0.49; 95% CI 0.30~0.79).
단, 절대 수치 차이는 적었는데 1000인년(person-years)당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챔픽스군이 니코틴 패치군보다 1.5명 적었다.
이와 달리 챔픽스군 또는 니코틴 패치군과 웰부트린군의 MACE 위험 차이는 신뢰구간 범위가 넓고 일부 데이터의 문제로 위험도를 추산할 수 없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웰부트린군과 비교한 MACE 위험 결과에 의하면, 챔픽스군은 13%(HR 0.87; 95% CI 0.53~1.41), 니코틴 패치군은 21%(HR 0.79; 95% CI 0.39~1.62) 낮은 경향성만 보였고 신뢰구간이 넓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평가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는 금연 약물로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평가되는 챔픽스가 MACE 우려 없이 니코틴 패치를 대신해 처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Havard 박사는 "우리는 챔픽스가 가장 효과적인 금연 약물임을 알고 있다"며 "이번 결과에 따라 금연 약물요법 시행 시 MACE 위험 증가를 우려하지 않고 챔픽스를 니코틴 패치 대신 처방할 수 있다. 향후 웰부트린 대비 챔픽스 또는 니코틴 패치의 심혈관 안전성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장기적으로 흡연율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Havard 박사는 "이번 연구가 금연 노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챔픽스를 니코틴 패치보다 우선 처방한다면 궁극적으로 금연을 도와 흡연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