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들도 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다만, 제약업계는 신중한 모습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대면영업을 허용하면서도 코로나19(COVID-19)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담당 지역 의료기관의 정책에 따라 대면영업을 자율적으로 허용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2년 동안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비대면 영업을 적응하기도 했고, 시시각각 방역 정책이 변하는 만큼 성급하게 전환할 경우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작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국내 제약업계는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이후 정부 지침에 맞춰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했던 국내사들은 올해 여름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재택근무 전환을 확대했다.

다만,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발표하면서부터 변화의 모습이 감지된다.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회사도 있는 반면, 일부 국내사는 영업 지역 현장에 맞춰 자율적으로 대면영업을 실시하는 분위기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이슈 이후 영업사원들의 재택근무를 결정했고,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에도 재택근무 해제는 없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또 다른 대형 국내사들은 대면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 영업부는 각 지역 현장 상황에 맞게 지역장(팀장)과 자율적으로 대면영업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제약사 영업사원의 출입 규정이 병원 규모별, 지역별, 진료과별로 다르다"며 "이를 고려해 현장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GC녹십자도 영업사원의 의료기관 출입 가이드를 명확하게 제시한 건 아니지만, 지역 자율에 맡기고 있다.

다만, 집합 행사는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며, 교육 또는 회의는 10명 이내라면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10명 이상이라면 부서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동아에스티는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발표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재택근무 기반에서 대부분 영업활동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그러나 병원별, 지역별로 코로나19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무리한 활동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유한양행도 정부 방침을 준수하는 수준에서 영업을 진행 중이지만, 대면영업을 다시 활성화한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번질지, 또 내년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태"라며 "업계 대다수가 일단 정부 방침을 준수하는 수준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국내 제약업계와 분위기는 비슷하다.

내근직을 비롯해 영업사원들도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지만, 영업사원들이 담당하는 병원의 정책에 따라 유연성을 둔 기조는 변함이 없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별, 지역별로 또 영업사원이 담당하는 의료인의 성향에 따라 유연하게 영업활동을 해왔다"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으로 인해 따로 정책이 내려온 건 없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유연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른 제약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 발표 이후 영업사원들도 기존대로 재택근무를 유지하되, 담당하는 의료기관의 정책에 맞춰 대면영업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사실 위드 코로나라고 특별하게 바뀐건 없다"고 전했다.

암젠코리아도 영업사원이 담당하는 지역, 병원별로 유연하게 대면영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 한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재택근무 방침이 내려온 이후 기조는 변함 없다"면서도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누가 먼저 대면영업을 시작하느냐 '눈치 싸움'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제약업계가 신중함 속에서도 대면영업은 자율에 맡긴 가운데 이전과 같은 대면영업은 당분간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정부가 의료기관의 경우 위드 코로나 여부와 관계없이 방역 정책을 유지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급종합병원 대다수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과 무관한 모습이다.

입원병동 면회객의 방문은 철저하게 금지돼 있고, 의료기관 출입을 위해 문진표 작성이나 안심콜 등을 해야 한다.

환자 입원도 PCR 음성결과 지참 등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돼도 의료기관은 마지막 방어선인 만큼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상급의료기관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로 의료기관 내 돌파감염 등 재유행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며 "의료기관은 방역의 수위를 낮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