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G 2021] LIBERTY EoE TREET 임상3상 24주·52주 결과 발표
24주 호산구 수치·DSQ 점수, 듀피젠트군이 위약군보다 개선
52주 연장 결과, 듀피젠트군·위약→듀피젠트군 모두 호산구 수치·DSQ 점수 호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호산구 식도염 치료에 장기간 효과를 입증하며 적응증 추가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2~27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ACG 2021)에서는 호산구 식도염 환자 대상의 LIBERTY EoE TREET 임상3상 파트A와 파트C 결과가 공개됐다.

파트A는 호산구 식도염 환자를 듀피젠트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24주간 관찰한 연구이며, 파트C는 24주 후 추가로 28주 동안 모든 환자에게 듀피젠트를 투약해 52주째 예후를 평가한 연장 연구이다.

결과를 종합하면, 호산구 식도염 환자는 듀피젠트 치료 시 호산구 수치와 연하곤란 증상 등에 대한 장기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듀피젠트를 12세 이상의 호산구 식도염에 대한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만큼, 이번 결과에 따라 듀피젠트가 아토피 피부염, 천식, 만성 부비동염에 이어 네 번째 적응증을 획득할지 관심이 쏠린다.

듀피젠트, IL-4·IL-13 신호전달 억제

호산구 식도염은 제2형 염증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이다. 현재 호산구 식도염 환자의 상당수가 여러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의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의 주요 원인 물질인 인터루킨-4(IL-4)와 IL-13 신호전달을 억제할 수 있어 호산구 식도염에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듀피젠트는 IL-4와 IL-13의 활성을 표적하는 치료제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Evan Dellon 교수는 "많은 호산구 식도염 환자가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스테로이드, 식이요법 등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에서도 상당수가 스테로이드 불응성으로 치료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4주 결과 공개…듀피젠트군, 삼킴 능력 등 증상 개선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이번 발표에 앞서 지난해 유럽소화기학회 연례학술대회(UEG 2020)에서는 호산구 식도염 환자 대상 첫 번째 임상3상인 파트A의 24주 결과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제2형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화됐을 뿐만 아니라 현미경 수준에서 질병 중증도가 개선됐다.

연구는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12세 이상 환자 81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듀피젠트 300mg 투약군(듀피젠트군)과 위약군에 무작위 배정돼 24주간 치료받았다.

구체적인 결과를 보면, 듀피젠트군은 24주째 연하곤란증상설문지(DSQ) 점수로 평가한 삼킴 능력이 4주 차부터 향상돼 24주 동안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또 15호산구/고배율시야(eso/hpf) 미만으로 질환 진단 임계값 기준치 미만에 도달한 환자는 듀피젠트군이 64%였으나 위약군은 8%에 불과했다. 최대 식도 호산구 수치는 등록 당시 대비 듀피젠트군이 71% 감소했고 위약군은 3% 줄었다.

결과에 따라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을 표적함으로써 호산구 식도염 환자 식도의 구조적 이상뿐만 아니라 삼킴 능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듀피젠트군, 52주 동안 효과 유지…위약→듀피젠트군, 개선 효과 확인

올해 학술대회에서는 24주 치료를 진행한 파트A 결과와 함께 28주 치료를 연장한 파트C 결과가 공개됐다. 파트C의 경우, 파트A에서 위약군에 배정된 환자들은 24주 후부터 듀피젠트로 치료를 변경했고(듀피젠트 변경군), 듀피젠트군은 치료를 유지했다.

분석 결과, DSQ 점수의 절대 변화는 24주째 듀피젠트군 21.92점 개선됐고 위약군은 9.6점 개선에 그쳤다. 52주째에는 듀피젠트군이 23.44점, 듀피젠트 변경군이 21.71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듀피젠트는 호산구 식도염 환자의 삼킴곤란 증상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24주째 DSQ 점수 변화율은 듀피젠트군 69.17%, 위약군 31.68% 감소했고, 52주째에는 듀피젠트군 75.93%, 듀피젠트 변경군 65.87% 줄었다. 52주째 DSQ 점수 변화율은 치료전략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어 24주째 최대 호산구 수치 6eso/hpf 이하 도달률은 듀피젠트군이 59.5%로 위약군 5.1%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52주째에는 듀피젠트군 55.9%, 듀피젠트 변경군 60%가 6eso/hpf 이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아울러 등록 당시와 비교해 24주째 최대 호산구 수치 변화율은 듀피젠트군이 71.24% 감소했지만 위약군은 2.98% 감소에 불과했다. 52주째에는 듀피젠트군 88.59%, 듀피젠트 변경군 83.76% 줄었다.

조직학적 평가에서도 듀피젠트의 혜택이 확인됐다.

24주째 호산구 식도염-조직학적 스코어링 시스템(HSS) 등급 점수(grade score)는 듀피젠트군이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개선 정도가 더 컸다(최소 제곱평균(LS mean) -0.761 vs -0.001). 이 같은 효과는 52주째에도 지속, 듀피젠트군의 최소 제곱평균은 0.87 감소했고 듀피젠트 변경군도 0.87 줄었다.

호산구 식도염-HSS 병기 점수(stage score) 역시 24주째 최소 제곱평균이 듀피젠트군 0.753, 위약군 0.012 줄었고 두 군간 차이는 유의미했다. 52주째 최소 제곱평균은 듀피젠트군 0.89, 듀피젠트 변경군 0.87 감소했다.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확인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 반응과 주사부위 홍반뿐이었고, 듀피젠트는 내약성이 좋다고 평가됐다.

Dellon 교수는 "듀피젠트에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1년 동안 효과를 유지했고, 위약군에 배정됐던 환자들도 듀피젠트 투약 후 유사한 치료 반응이 나타났다"며 "조직학적, 증상적, 내시경적으로 좋은 효과가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예일대학 David Hass 교수는 "듀피젠트가 호산구 식도염 치료제로 승인된다면, 국소 스테로이드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듀피젠트가 스테로이드를 넘어 상당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면역억제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할 문제"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