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양대병원 고주연 교수(피부과)

한양대병원 고주연 교수(피부과)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 몸 여드름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신속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병원 고주연 교수(피부과)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 몸 여드름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신속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여드름은 흔히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지만, 심할 경우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 불안, 자신감 결여 등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몸 여드름은 모낭성 반점형 피부 위축 흉터를 남길 수 있어 빠르게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얼굴 여드름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가 몸 여드름까지 상담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대부분 연구도 얼굴 여드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몸 여드름 관리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양대병원 고주연 교수(피부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드름은 정신적·심리적 위축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큼 중증 여드름이라면 흉터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몸 여드름은 감출 게 아니라 의사에게 적극 알려야 신속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여드름은 심각해지기 전까지 치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여드름이 났다고 모두 치료받지 않는다. 다만, 염증이나 고름이 생기고 터져 피부가 파이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여드름은 사춘기에 생겼다가 사라진다', '공부해야 하는데 무슨 여드름 치료냐'라는 인식 때문에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고등학생들이 대학병원을 많이 찾는다. 

과거에 비하면 치료율이 많이 높아졌다. 치료를 제대로 못해 발생하는 흉터가 평생 남는 만큼 흉터가 덜 생기게 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학생들은 여드름이 심하면 정신적 스트레를 받기도 하고, 화장으로 여드름을 가리려는 학생들도 있어 부모님과 함께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 환자들이 가장 힘든 점은 정신적인 부분인 만큼, 환자의 삶의 질 평가 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대인관계를 갖다 보면 심한 여드름 환자를 두고 감염성 질환으로 오해하고 눈을 회피하거나 얼굴을 가린 채 생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피부질환은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 삶의 질 척도도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대로 질문에 체크한다.

피부질환의 삶의 질을 체크해보면 여드름을 원인으로 한 삶의 질 저하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 몸 여드름도 있다고 들었다.

가슴, 어깨 등의 부위에 난 여드름을 몸 여드름이라 한다. 대부분 여드름 관련 연구는 얼굴이나 목 등 노출되는 부위에 집중돼 있어 차별화를 위해 몸 여드름이라 이름을 붙였다.

사실 몸 여드름은 얼굴 여드름보다 증상이 더 심해 흉터도 생각보다 심하게 남는다. 

과거에는 보이지 않는 부위의 여드름이다 보니 환자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증상이 있어도 보여주지 않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 

하지만 몸 여드름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은 없어 얼굴 여드름 평가 기준을 대치하는 수준이다. 몸 여드름에 초점을 맞춘 치료법이나 삶의 질 평가 척도를 개발하고 얼굴과 몸을 구분해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얼굴 여드름 관련 논문은 수만 여개라면, 몸 여드름 관련 연구는 100여 개 남짓이다. 게다가 의사들 역시 몸 여드름에 관심 갖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대한여드름주사학회 차원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하고자 치료 시 환자 만족도가 얼마나 높아지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짧아질 수 있는지 연구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몸 여드름 진단 시 유의할 점이 있나. 

몸 여드름은 다른 질환과 함께 나타난다는 점이다. 일례로 여드름 환자에서 피지낭종이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있다.

특히 중점적으로 감별해야 할 것은 곰팡이성 모낭염이다. 이 질환은 육안으로 여드름과 구별이 가능하지만 여름철 몸 여드름 증상이 악화된 환자라면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또 여러 개의 피지 낭종이 있는 환자라면 적극적으로 만져보며 진찰해야 한다. 

몸 여드름, 곰팡이성 모낭염, 피지 낭종 모두 갖고 있는 환자라면, 여드름보다 다른 피부질환에 대한 치료를 먼저 시작한 뒤 여드름 치료를 해야 하기에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 

주의할 점은 감별진단 시 환자의 옷을 벗기지 않고 노출되는 곳만 본다면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의사가 질문하기 전에 몸 여드름이 있다고 말하는 환자도 많지 않다. 매번 환자에게 먼저 질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염증이 심하면 면포가 잘 안보일 수 있기에 자세하게 면포를 찾으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최근에는 몸에도 바를 수 있는 용량의 외용제가 출시됐다. 몸 여드름은 그동안 외용제 용량이 작아 몸에 바르기에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대학병원에서는 용량이 적은 외용제와 경구약제로 치료해왔는데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몸 여드름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질환을 숨기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피부과는 기본적으로 온 몸을 다 봐야 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보여주고 싶은 부위만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피부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면 좋겠다.

몸 여드름은 염증이 심해 항생제 사용 시 일부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치료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병원에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