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연례 국제학술대회 7~9일 온라인으로 개최
고대 안산병원 김난희 교수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생 및 위험인자' 발표
KoGES 분석 결과, 당뇨병 환자 인지기능·뇌용적 변화 확인

▲고대 안산병원 김난희 교수(내분비내과)는 7~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당뇨병 연례 국제학술대회에서 'Incidence and Risk Factors for Dementia in Diabetes'를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고대 안산병원 김난희 교수(내분비내과)는 7~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당뇨병 연례 국제학술대회에서 'Incidence and Risk Factors for Dementia in Diabetes'를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성인과 비교해 인지기능이 감소하고 뇌용적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대 안산병원 김난희 교수(내분비내과)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사업(KoGES) 자료를 토대로 국내 중년 성인의 인지기능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7~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당뇨병 연례 국제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이와 함께 항당뇨병제 계열간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일부 약제는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생 및 위험인자(Incidence and Risk Factors for Dementia in Diabetes)'를 주제로 발표했다. 

당뇨병 환자, 주의 및 집중력·집행능력·인지점수 감소

김 교수는 KoGES에서 2011~2014년과 2015~2018년 두 기간에 평가한 뇌 MRI 및 인지기능 자료를 활용해 국내 중년 성인의 4년간 인지기능 변화를 조사했다. 

당뇨병 환자 757명(당뇨병군), 비당뇨병 성인 1620명(대조군) 등 총 2377명의 자료가 연구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평균 나이는 58.9세였다. 

먼저 언어기억, 시각기억, 언어유창성 등은 당뇨병군과 대조군 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주의 및 집중력 △집행기능 △전반적 인지점수 등은 당뇨병군이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와 함께 당뇨병군의 뇌용적에도 변화가 관찰됐다. 

뇌 MRI 검사를 통한 당뇨병 환자의 뇌에서는 △위축 △경색 △백질병변 △미세출혈 △미세경색 등이 확인된다. 특히 많은 연구를 통해 뇌 영역 위축과 경색이 당뇨병 환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다. 

당뇨병 여부에 따른 평균 뇌용적 변화를 비교한 결과, 전체 뇌용적과 회백질은 당뇨병군과 대조군간 차이가 없었지만 백질은 당뇨병군이 대조군 대비 더 많이 감소했다. 

김 교수는 "이번 결과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뇌 변화가 향후 인지장애와 연관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치매 위험, 약물 계열 따라 달라…TZD·GLP-1 제제 '긍정적'

당뇨병은 인지장애와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요인 중 하나다. 이에 임상에서는 항당뇨병제가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난희 교수는 항당뇨병제 계열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을 평가한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김난희 교수는 항당뇨병제 계열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을 평가한 메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결과를 종합하면, 항당뇨병제 계열에 따라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고 정리된다. 

항당뇨병제와 인지장애 발생 또는 진행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메타분석 결과, 약물 계열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BMJ Open Diabetes Res Care 2018;6(1):e000563). 

전반적인 경구용 항당뇨병제는 치매 발생 위험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인슐린 투약 시 치매 위험이 21%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는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은 치매 위험을 약 30% 낮춰 잠재적으로 뇌 보호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많은 메타분석에서 인슐린 치료가 치매 위험 증가와 의미 있게 연관됐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이는 인슐린 치료군의 유병기간과 중증도, 저혈당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단, 대부분 연구는 당뇨병 유병기간 또는 중증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인크레틴 기반 약물인 TZD는 혈당조절 효과와 관계없이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신경염증을 줄이고 뇌대사를 활성화시킨다"고 덧붙였다. 

메타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던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도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라글루타이드(제품명 빅토자)는 당뇨병 전단계 또는 새롭게 진단된 환자의 인지기능 감소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조사됐다(Int J Obes (Lond) 2020;44(6):1254~1263).

메트포르민 치료를 받는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또는 새로운 2형 당뇨병 환자 40명을 리라글루타이드군과 생활습관 상담군으로 분류해 4개월 후 신경심리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리라글루타이드군의 단기기억과 복합기억이 유의하게 개선됐다. 

아울러 둘라글루타이드(트루리시티)의 REWIND 탐색적 분석에서는 둘라글루타이드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인지장애 위험을 14%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Lancet Neurol 2020;19(7):582~590).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성인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높다. 당뇨병 환자 인지장애의 병태생리에는 고혈당, 저혈당, 혈관질환, 인슐린 저항성 등이 포함된다"며 "인지장애의 조기 진단은 혈당 변동성과 저혈당을 예방하고 환자의 자기관리를 도우며 당뇨병 맞춤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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