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당뇨병제로 인지장애 예방할 수 있을까?
항당뇨병제로 인지장애 예방할 수 있을까?
  • 박선혜 기자
  • 승인 2020.06.24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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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WIND 탐색적 분석 결과, 둘라글루타이드군 인지장애 위험 낮아져
캐나다 연구팀 "둘라글루타이드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 확인하기 위한 연구 필요"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당뇨병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지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인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를 투약한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인지장애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확인된 덕분이다.

제2형 당뇨병은 인지장애와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심혈관계 혜택을 확인한 둘라글루타이드가 인지장애 예방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갖게 될지 주목된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캐나다 맥마스터의대 Hertzel Gerstein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분석 결과는 Lancet Neurology 7월호에 실렸다(Lancet Neurol 2020 Jul;19(7):582~590).

REWIND 탐색적 분석 결과, 둘라글루타이드군 인지장애 위험 14%↓

둘라글루타이드는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인 REWIND의 탐색적 분석(exploratory analysis)을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지장애를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졌다. REWIND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둘라글루타이드의 장기간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한 대규모 연구다.

이번 결과에 따르면, 둘라글루타이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지장애 위험을 14% 낮출 수 있었다. 

둘라글루타이드 성분 트루리시티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로 디자인된 REWIND 연구에는 24개국 371개 지역에서 50세 이상이고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위험요인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9901명이 모집됐다. 전체 환자군은 둘라글루타이드군(4949명)과 위약군(4952명)에 무작위 분류됐고 추적관찰은 5.4년(중앙값) 동안 이뤄졌다.

전체 환자군의 인지기능은 등록당시와 추적관찰 기간에 몬트롤 인지평가(MoCA)와 숫자-기호 대체 시험(DSST)을 이용해 평가했다. 인지장애에 대한 1차 목표는 추적관찰을 하는 동안 국가별 참가자들의 등록 당시 평균 점수보다 MoCA와 DSST 점수가 1.5 표준편차(SD) 이상 더 낮아지는 경우로 정의했다.  

등록 당시에 MoCA와 DSST를 확인하고 추적관찰 기간에 최소 1회 이상 검사받은 환자군은 둘라글루타이드군 4456명, 위약군 4372명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1차 목표를 평가한 결과, 인지장애는 100환자년(patient-years)당 둘라글루타이드군 4.05명, 위약군 4.35명에서 나타났고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HR 0.93; P=0.11).

하지만 개인별 표준화된 등록 당시 점수를 사후보정(post-hoc adjustment)한 결과, 실질적인 인지장애 위험은 둘라글루타이드군이 위약군 대비 14% 낮았다(HR 0.86; P=0.0018).

Gerstein 교수는 "이번 결과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장기간 둘라글루타이드로 치료받으면 인지장애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둘라글루타이드가 뇌건강과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리나글립틴, 인지기능 저하 조절 효과 없어

그러나 항당뇨병제가 인지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지 평가한 연구들이 둘라글루타이드처럼 좋은 성적표를 받은 것은 아니다. 

DPP-4 억제제인 리나글립틴(트라젠타)은 CVOT인 CARMELINA 연구를 토대로 진행된 CARMELINA-COG 하위분석에서 인지기능 혜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Diabetes Care 2019 Oct;42(10):1930~1938).

CARMELINA에 참여한 총 6979명 환자 중 CARMELINA-COG 하위분석에는 1545명이 포함됐다. 리나글립틴군은 800명, 위약군은 754명으로, 이들은 치료받으면서 인지기능을 확인했다.

인지기능에 대한 1차 목표로 등록 당시 MMSE가 24점 이상인 환자군에서 치료 종료 시 인지기능 저하가 촉진됐는지 평가했다. 인지기능 저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에서 회귀기반 지수(regression-based index score)가 16백분위수(percentile) 이하이거나 주의력 및 실행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판단했다. 

2.5년의 치료기간(중앙값) 동안 인지기능 저하가 촉진된 환자군은 리나글립틴군 28.4%, 위약군 29.3%로 두 군간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OR 0.96; 95% CI 0.77~1.19). 이 같은 결과는 등록 당시 환자군의 특징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당뇨병 여부에 따라 GLP-1 제제가 치매 미치는 영향 연구해야"

CARMELINA-COG 하위분석을 진행한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대 Geert Jan Biessels 교수는 REWIND 연구의 탐색적 분석 결과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치매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항당뇨병제 계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Biessels 교수는 논평을 통해 "비록 둘라글루타이드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REWIND 연구의 탐색적 분석으로 확인했다는 한계가 있을지라도 이번 연구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만약 일부 항당뇨병제 계열이 다른 계열보다 치매 예방 효과가 우수하다면 임상적으로 갖는 의미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Gerstein 교수는 "이번 결과는 둘라글루타이드 그리고 GLP-1 제제가 인지장애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설에 힘을 싣는다"면서 "GLP-1 제제 약물이 당뇨병 동반 여부에 따라 치매 그리고 치매와 관련된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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