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20] 영국·스웨덴 연구팀, 당뇨병 환자에게서 위험 높은 치매 유형 분석
혈관성 치매 위험 가장 높아…혈당 조절되지 않으면 위험 90% 이상 상승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 홈페이지 갈무리.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 홈페이지 갈무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2형 당뇨병 환자는 혈관성 치매 발생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글래스고대학·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연구팀이 대규모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치매 유형 중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가장 컸고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그 위험이 90% 이상 상승했다.

연구 결과는 21~25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에서 22일에 발표됐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Carlos Celis-Morales 박사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를 22일에 발표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Carlos Celis-Morales 박사는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를 22일에 발표했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글래스고대학 Carlos Celis-Morales 박사는 "질병 예방 및 치료전략이 개선되면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수명이 늘었고, 이로 인해 치매 등 만성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며 "제2형 당뇨병과 치매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됐지만, 치매 유형에 따라 그 위험이 다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스웨덴 정부에서 운영하는 Swedish National Diabetes Register(SNDR) 데이터를 이용해 제2형 당뇨병과 치매 유형별 연관성을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당뇨병군) 37만 8299명과 비당뇨병인 성인(대조군) 188만 6022명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추적관찰 6.7년(중앙값) 동안 당뇨병군 1만 143명, 대조군 4만 6479명에게서 치매가 발생했다. 치매 유형에 따라서는 △혈관성 치매: 당뇨병군 2155명, 대조군 7629명 △비혈관성 치매: 당뇨병군 7033명, 대조군 3만 1731명 △알츠하이머병: 당뇨병군 2320명, 대조군 1만 2834명에게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치매 유형에 따른 위험을 평가한 결과, 당뇨병군의 혈관성 치매 위험이 대조군보다 1.35배로 가장 높았고(HR 1.35; 95% CI 1.03~1.09), 혈관성 치매가 1.08배(HR 1.08; 95% CI 1.04~1.12)로 뒤를 이었다. 단,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당뇨병군이 오히려 8% 낮았다(HR 0.92; 95% CI 0.87~0.98).

당뇨병군의 치매 발생 위험은 혈당 관리 정도에 따라 달랐다.

당화혈색소가 10.1%(87mmol/mol) 이상인 군은 7%(52mmol/mol) 이하인 군과 비교해 혈관성 치매 위험이 1.93배 높아(HR 1.93; 95% CI 1.53~2.42), 2배가량의 위험 상승이 확인됐다. 

비혈관성 치매 위험은 10.1% 이상인 군이 7% 이하인 군보다 1.67배 높았으며(HR 1.67; 95% CI 1.45~1.91),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1.34배 증가했다(HR 1.34; 95% CI 1.03~1.75). 아울러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을수록 각 치매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요한 결과는 수축기혈압, 체중 등 잠재적으로 수정 가능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당뇨병군의 치매 발생 위험과 관련된 요인의 약 40%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 치매 고위험군을 파악할 수 있으며, 위험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개입을 진행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elis-Morales 박사는 "제2형 당뇨병과 치매의 연관성을 평가한 결과, 치매 유형에 따라 그 위험이 달랐다"며 "혈관성 치매가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였고,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수록 혈관성 또는 비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고 정리했다.

이어 "당뇨병 유병기간, 체질량지수, 심혈관질환 동반, 혈압 등이 제2형 당뇨병과 치매 위험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며 "체질량지수와 혈압 등은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공중보건과도 밀접하게 관련됐다. 임상에서는 위험요인을 통해 치매 고위험군을 확인하고 개인별 맞춤형 개입 또는 치료를 진행하면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한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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