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북삼성병원 구동회 교수(혈액종양내과)

강북삼성병원 구동회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예후가 나쁜 전이성 대장암 치료에서 1차 치료제 선택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강북삼성병원 구동회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예후가 나쁜 전이성 대장암 치료에서 1차 치료제 선택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대장암은 경우에 따라 4기에서도 수술이 가능해 5년 상대생존율이 꾸준하게 증가해 왔다. 

하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전이가 진행된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제 다른 장기로 전이된 원격 전이 대장암은 5년 생존율이 20% 미만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전이성 대장암은 1차 치료에서 어떤 치료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생존율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전이성 대장암 1차 치료제인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는 일관된 전체생존기간(OS) 개선 효과를 입증했을뿐더러 특히 종양 축소 효과로 수술 불가능한 환자에게 절제 가능성도 넓혀왔다.

강북삼성병원 구동회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전이성 대장암 1차 치료에서 어떤 약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 전이성 대장암은 일반 대장암보다 생존율이 낮다. 완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대장암 진단 환자의 약 20~25%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로 확인되는데, 원격전이 대장암은 5년 관찰생존율이 18%에 불과하다.

특히 4기 대장암의 약 85%는 절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항암화학요법이나 표적항암제를 통해 암세포를 절제 가능한 수준으로 축소시킬 수 있다.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0%, 10년 생존율이 22~30%인 반면, 절제술을 받지 않은 환자는 각각 11%, 0% 수준이다.

- 전이성 대장암 환자는 어떤 치료법이 적용되나. 또 고려해야 할 바이오마커는 무엇인가.

근치적 수술 유무를 떠나 대부분 완화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며, 표적치료제와 병용하면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때 많이 사용하는 표적치료제는 얼비툭스와 베바시주맙이다.

얼비툭스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를 억제해 암세포의 생존, 성장, 증식, 전이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이며, 베바시주맙은 암세포 주위 혈관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로의 영양분 공급을 막는 기전이다.

최근 전이성 대장암에서 RAS, BRAF, MSI, HER2 등의 바이오마커가 확인돼 연관된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RAS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각각의 변이를 가진 환자가 부족하거나 저항성 기전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치료제 선택이 제한적이다.

대장암 환자의 약 51%는 RAS 정상형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로서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 따라 RAS 유전자 검사가 필수로 진행돼야 한다.

- 전이성 대장암은 1차 치료가 갖는 의미가 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1차 치료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치료 방향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병용요법을 선택해야 이후 치료 계획으로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향후 치료 전략 측면에서 얼비툭스는 1차 치료제로서 임상적 의미를 갖는다. 또 장기 치료 성과 측면에서도 얼비툭스를 1차 치료에 사용할 때 2차 치료에서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율(OS)을 연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 항암화학요법으로 3차 치료까지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은 20% 미만이었지만, 얼비툭스를 1차에 사용할 때는 40%까지 도달했다.

- 약제 혹은 치료법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전이성 대장암 치료는 환자의 전신 상태, 동반질환 유무, 중증도, 환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 생존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면서 절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FOLFOX, FOLFIRI 등 항암화학요법에 얼비툭스를 병용하면 생존기간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 좌측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에서 항암화학요법과 얼비툭스 병용투여군은 항암화학요법+베바시주맙 병용투여군에 비해 6~8개월 OS를 연장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조기종양축소(ETS)와 치료 반응 깊이(DpR)는 중요한 마커로 활용된다. 높은 ETS와 DpR을 가진 약제는 무엇인가.

전이성 대장암 치료에서 조기 종양 축소(ETS)와 1차 치료 중 도달한 최대 종양 축소를 의미하는 치료 반응 깊이(DpR)는 치료 성과 지표 역할을 한다.

FIRE-3 연구에 따르면 전신치료 시행 후 첫 번째 추적 CT 스캔에서 ETS와 DpR은 높은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ETS와 DpR이 높을 경우 OS와 PFS가 연장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에서 얼비툭스와 FOLFIRI 투여군과 베바시주맙+FOLFIRI 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얼비툭스군의 ETS 발생률은 68.2%였던 반면 베바시주맙군은 49.1%로 나타났다. DpR 중앙값은 각각 -48.9%, -32.3%였다. 

아울러 얼비툭스군의 OS는 32.5개월로, 베바시주맙군 26.1개월 대비 OS를 약 6개월 연장하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 전이성 대장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절제 불가능한 전이성 대장암이어도 항암화학요법과 표적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이 가능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전으로 신약이 도입, 치료 옵션이 많이 늘었다. 

항암치료 이외에도 수술, 고주파술, 방사선치료 등 국소치료를 어느 시점에 적용할지 다학제 진료를 통한 결정도 진료 현장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
전이성 대장암 치료라는 긴 여정을 주치의와 긴밀하게 논의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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