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CHECK, 혈압 높은 성인 대상 측정법별 이행도·수용가능성 비교
진료실혈압 측정·키오스크 활용·24시간 활동혈압 측정보다 이행도·수용가능성 좋아
美연구팀 "고혈압 진단 위해 가정혈압 측정하도록 권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혈압이 높은 성인의 고혈압 진단 또는 배제를 위한 최적 혈압평가는 '가정혈압 측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 진단을 위한 혈압 측정법별 이행도(adherence)·수용가능성(acceptability) 등을 조사한 BP-CHECK 연구 결과, 가정혈압 측정은 진료실혈압 측정 또는 혈압 키오스크 활용, 24시간 활동혈압 측정 등과의 비교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 결과는 9월 27~2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AHA) 주최 고혈압 연례학술대회(Hypertension Scientific Sessions 2021)에서 공개됐다.

USPSTF·AHA, 진료실 외 혈압 측정 권고

임상에서 고혈압 진단 및 치료는 진료실 기반 혈압 평가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진료실혈압은 고혈압을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관리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된다.

이에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와 미국심장협회(AHA)는 고혈압 치료 시작 전 진료실 밖에서 혈압 평가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진료실 외 혈압 측정법의 종류는 가정혈압, 24시간 활동혈압 등 측정이 있다.

하지만 진료실 외 혈압 측정법의 이행도·수용가능성 등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 연구는 소규모 관찰연구로 진행됐거나 측정법간 비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BP-CHECK 연구는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았고 혈압이 높은 성인을 대상으로 가정혈압 측정, 혈압 키오스크 활용, 진료실혈압 측정 등의 이행도·수용가능성을 24시간 활동혈압 측정과 비교하고자 진행됐다. 

가정혈압군, 혈압 측정 이행도 '90%'…수용가능성 점수 가장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았고 혈압이 높은 성인 510명이 혈압 측정법에 따라 △진료실혈압군 △가정혈압군 △키오스크 활용군 등에 무작위 배정됐다.

평균 나이는 59세였고 80%가 백인이었으며 절반가량이 남성이었다.

평균 혈압은 150/88mmHg였고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참가자는 없었다. 

진료실혈압군은 임상에서 고혈압을 진단하는 것과 같이 최소 1회 추가 혈압 측정을 위해 진료실에 다시 내원하도록 했다. 

가정혈압군에게는 가정용 혈압계를 제공하고 사용법을 교육했다. 이어 5일 동안 매일 2회, 측정 시기별 2회 혈압을 측정하도록 해 총 20회 혈압치를 확인하도록 주문했다. 

키오스크 활용군은 진료실 또는 인근 약국에 있는 혈압 키오스크를 이용해 3일 동안 매일 3회, 총 9회 혈압을 측정하도록 했다.

아울러 모든 참가자는 24시간 활동혈압 측정도 진행했다.

최종 결과, 가정혈압은 혈압 측정법의 이행도·수용가능성 비교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사전에 정의한 혈압 측정 최소 횟수로 평가한 이행도는 가정혈압군이 90.6%로 가장 높았다. 진료실혈압군은 87.2%를 뒤를 이었으며 키오스크 활용군은 67.9%로 가장 낮았다. 모든 참가자의 24시간 활동혈압 측정 이행도는 91%였다.

이어 설문지로 확인한 혈압 측정법별 평균 수용가능성 점수는 가정혈압군 6.2점, 진료실혈압군 5.5점, 키오스크 활용군 5.4점으로 조사됐다.

이와 비교해 24시간 활동혈압 측정 시 평균 수용가능성 점수는 5.0점으로 가장 낮았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보건연구소 Beverly Green 박사는 "가정혈압은 측정하기 쉽고 편리하며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가장 선호되는 측정법이었다"며 "참가자들은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이 일상생활 및 업무, 수면 등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불편하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를 근거로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았고 혈압이 높은 성인은 정기적으로 가정혈압을 측정하도록 권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Green 박사는 "의료진은 고혈압 진단 시 진료실 기반 혈압 평가의 의존도를 줄이고, 환자들이 가정혈압을 측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가정혈압 측정으로 고혈압 진단 및 치료를 향상시킴으로써 뇌졸중, 심부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대한고혈압학회도 고혈압 관리의 첫걸음으로 가정혈압 측정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5월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이 발표한 '가정혈압 관리지침'에 의하면, 가정혈압 측정은 가장 정확한 혈압 수치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예측이 가능하며 적극적인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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