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일 간 집중치료 후 건강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김애란·이병섭·정의석 교수)은 초극소저체중미숙아로 태어난 조건우(5개월)군이 153일 간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지난 3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밝혔다.

24주 6일 만에 세상에 나온 건우는 체중 288g, 키 23.5cm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됐다.

태어날 당시 건우는 폐포가 아직 완전히 생성되지 않아 자발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기관지 내로 폐 표면활성제를 투여 받은 뒤 다행히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신생아팀의 집중치료를 받았다.

건우는 초극소저체중미숙아라 일반적인 미숙아에게 시행되는 술기도 적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주치의인 김애란 교수는 단순히 건우를 살리는 것을 넘어 합병증 없이 무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잘 살리자’는 각오를 다졌다.

신생아팀 의료진은 같은 목표를 위해 최상의 팀워크를 발휘했다. 24시간 건우 곁을 지킨 전공의와 전임의, 간호사를 비롯해 미숙아 골절 예방을 위해 맞춤 정맥주사를 조제해준 약사, 건우가 먹을 모유를 안전하게 매번 멸균 처리해준 간호사까지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었다.

모두의 노력 덕분에 건우는 생후 80일 경 인공호흡기를 떼고 적은 양의 산소만으로도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해졌으며 체중도 288g에서 1kg을 넘어섰다.

생후 4개월 중반에는 인큐베이터를 벗어났고 생후 5개월에 다다랐을 때는 체중이 2kg을 넘어섰다.

김애란 교수는 “건우는 신생아팀 의료진을 항상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아이였지만 동시에 생명의 위대함과 감사함을 일깨워준 어린 선생님이기도 하다"며 "온전히 퇴원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산모 고령화와 난임으로 인한 인공수정의 증가로 미숙아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미숙아 치료 성공률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어 미숙아를 가진 많은 가족분들도 건우를 보며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최근 3년(2018~2020년) 동안 총 19명의 500g 미만 초미숙아가 태어났으며, 이들의 생존율은 58%에 이른다. 이는 미숙아 치료성적이 높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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