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S 2021] 조기 율동조절 유용성 입증한 EAST-AFNET 4 하위분석
심방세동 진단 1년 이내 율동조절 시 일반치료보다 심혈관 예후 개선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조기 율동조절(rhythm control)의 심혈관 혜택이 심방세동에 이어 심부전 동반 환자에게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발표된 조기 율동조절의 유용성을 확인한 EAST-AFNET 4의 하위분석 결과, 심부전 환자는 심방세동 진단 1년 이내에 항부정맥제 복용 또는 전극도자 절제술 등을 통한 율동조절을 받으면 심혈관 예후가 개선됐다. 이 같은 효과는 좌심실박출률(LVEF)에 따라 달라지지 않았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Andreas Rillig 교수는 이번 결과를 지난달 28~3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HRS 2021)에서 발표했다.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Circulation 7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AST-AFNET 4, 심방세동 환자서 조기 율동조절 혜택 입증

EAST-AFNET 4는 1년 이내에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기 율동조절에 따른 심혈관 예후를 약 5년간 추적관찰한 연구다. 

최종 결과에 의하면, 조기 율동조절을 받은 환자군(율동조절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일반치료를 받은 환자군(일반치료군)보다 낮았다. 율동조절 관련 이상반응은 율동조절군에서 더 많이 보고됐으나 전반적인 안전성은 일반치료군과 비슷했다. 

연구에는 2011~2016년 11개국 135개 의료기관에서 등록 전 1년 이내에 심방세동을 진단받았고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 2789명이 모집됐다.

심부전 동반 율동조절군, 심혈관계 사건 위험 26%↓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심부전 동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 율동조절의 혜택을 평가한 이번 연구는 사전에 정의한 EAST-AFNET 4의 하위분석으로 진행됐다. 

심부전은 증상이 뉴욕심장학회 분류 Class II~III(NYHA II~III)에 해당하거나 LVEF 50%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총 798명이 분석에 포함됐고 785명의 LVEF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이 300명(37.6%)을 차지했고 중앙값 나이는 71세였다.

심부전 환자의 특징을 보면, 대다수가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442명)이었다. 이어 박출률 경계 심부전(HFmrEF, 211명),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132명)이 뒤를 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율동조절군(396명)과 일반치료군(402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5.1년(중앙값)간 추적관찰한 결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뇌졸중,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 또는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발생 등을 종합한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율동조절군에서 더 낮았다.

100인년(patients-years)당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율동조절군 5.7건(94명), 일반치료군 7.94건(130명)으로 보고됐고, 그 위험은 율동조절군이 26% 유의하게 낮았다(HR 0.74; P=0.03). 이 결과는 심부전 상태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interaction P-value=0.63).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안전성 평가에서도 율동조절군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사망, 뇌졸중, 율동조절 관련 중증 이상반응 등을 종합해 확인한 안전성 종료점 발생률은 율동조절군 17.9%(71명), 일반치료군 21.6%(87명)였다. 안전성 종료점 발생 위험은 율동조절군이 15% 낮은 경향이 관찰됐다(HR 0.85; P=0.33).

아울러 2년째 평균 LVEF 변화는 율동조절군 5.3%, 일반치료군 4.9% 증가해 치료에 따른 LVEF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율동조절군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 등에 대한 예후도 좋아졌다.

Rillig 교수는 "조기 율동조절은 최근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심부전 환자에게 유익하다고 할 수 있다"며 "심부전 징후 또는 증상이 있는 환자는 심방세동 진단 1년 이내에 율동조절을 시작하면 임상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조기 항부정맥제 치료의 유용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위분석에서 무작위 분류 후 첫 2년 이내에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율동조절군은 약 17%에 불과했다. 즉, 연구에서 확인한 임상 혜택은 조기 항부정맥제 치료에 따라 나타났다고 추정 가능하다. 환자들은 아미오다론, 플레카이니드, 드로네다론 등을 투약했고, 현재 가이드라인과 권고 용량에 따라 치료제를 처방받았다. 

Rillig 교수는 "하위분석에서 입증한 임상 혜택은 조기 항부정맥제 치료로 나타났을 수 있다. 특히 비교적 많은 환자에게 안전성 우려 없이 항부정맥제인 플레카이니드를 투약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대체로 항부정맥제는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낮기 때문에 조기 율동조절 달성에 충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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