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S 2021] LQTS 환자, 프로게스틴 단독 피임약 투약 시 심장사건 위험 높아
베타차단제와 함께 복용하면 심장사건 위험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부정맥 질환인 선천성 QT 연장 증후군(Long QT Syndrome, LQTS) 여성 환자는 프로게스틴만 함유된 경구 피임약 복용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천성 LQTS 환자는 프로게스틴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 복용 시 심장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단, 베타차단제와 함께 복용하면 심장 보호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경구 피임약은 선천성 LQTS 환자의 임상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성호르몬 함량에 따른 경구 피임약의 안전성 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선천성 LQTS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 피임약과 심장사건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처음 분석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Ilan Goldenberg 교수는 로체스터 LQTS 등록사업을 분석한 이번 결과를 지난달 28~31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미국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HRS 2021)에서 발표했다. 결과는 동시에 HeartRhythm 7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베타차단제 복용하면 심장사건 위험 78% 감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에서는 2010년 시작된 로체스터 LQTS 등록사업에 참여한 15~40세 여성 1659명을 2021년 3월까지 추적관찰했다. 

전체 여성은 LQTS 유전자 변이가 양성이거나 QT 간격이 450ms 이상이고 임상적으로 LQTS가 확인됐다. LQTS 아형에 따라 LQT1는 39%, LQT2는 35%, LQT3는 11%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등록사업을 통해 초경 시작, 경구 피임약 복용, 임신, 폐경 등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경구 피임약은 △프로게스틴 단독 △에스트로겐 단독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혼합 등 함유로 분류했다. 추적관찰 동안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 환자는 370명(22%)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Andersen-Gill 다변량 모델을 이용해 시간에 따른 경구 피임약 복용과 심장사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심장사건은 실신, 심정지, LQTS 관련 급성 심장사 등의 전체 발생 수로 평가했다. 누적 추적관찰 3만 5979년 동안 심장사건은 총 1977건 발생했다.

다변량 분석 결과, 베타차단제를 복용하지 않은 선천성 LQTS 환자는 프로게스틴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을 투약했다면 심장사건 발생 위험이 2.63배 유의하게 상승했다(HR 2.63; P=0.01). 

그러나 프로게스틴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을 투약한 여성이 베타차단제를 복용했다면 심장사건 발생 위험이 78% 급감했다(HR 0.22; P=0.01). 

이와 달리 에스트로겐 단독 또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혼합 함유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베타차단제 치료와 관계없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심장사건 발생률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결과 중 하나는 경구 피임약 연관 심장사건 발생 위험이 선천성 LQTS 환자 중 LQT2 아형에서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베타차단제 없이 프로게스틴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만 복용한 환자에서 심장사건 재발 위험은 2.86배 높았고, LQT2 아형이라면 그 위험이 8.03배 상승했다. 게다가 베타차단제를 복용하지 않고 에스트로겐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을 복용했을 때에도 10.05배 위험 증가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선천성 LQTS 환자는 베타차단제 없이 프로게스틴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LQT2 아형이라면 경구 피임약 복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Goldenberg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에서 선천성 LQTS 환자에 대한 경구 피임약 처방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며 "급성 심장사는 구조적 심질환과 다른 원인이 없는 환자에게 흔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LQTS를 급성 심장사의 메커니즘으로 연구하는 것이 의료진의 LQTS 이해와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대 용량 베타차단제에 내약성이 없는 여성이라면 프로게스틴 단독 함유 경구 피임약 복용을 피할 것을 권장한다"며 "특히 임상에서는 LQT2 아형 여성에게 경구 피임약을 처방할 때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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