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여성 대부분이 월경곤란증(월경통)이나 월경전불쾌장애를 겪는다. 일상생활에 여러 불편함을 주지만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런 기류가 바뀌고 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고, 한창 공부를 해야 하는 20세 미만 학생들도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기 위해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으로 인해 월경곤란증이나 월경전불쾌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이런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실제 병원을 찾아 월경곤란증 등의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을 확인하고, 기저 질환이 없을 때는 치료를 받아 효과를 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이지영 교수(산부인과)를 만나 월경곤란증 및 월경전불쾌장애를 왜 치료해야 하는지, 또 최근 치료 경향은 어떤지 들어봤다. 

- 월경곤란증, 월경전불쾌장애 등을 겪는 여성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많은 여성이 월경과 관련된 통증 등을 견디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최근 병원을 방문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캠페인이나 치료 약제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월경 관련 질환이 치료가 잘 되고, 증상 조절도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전달된 효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성들이 통증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심할 땐 기저질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 현재 경구피임약인 합성호르몬이 월경곤란증과 월경전불쾌장애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그 기전이 궁금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공식적으로 월경전불쾌장애에 대한 적응증을 인정한 피임약은 드로스피레논이 함유된 약물이다. 주의할 것은 드로스피레논이 함유된 약제라도 3주 복용하고 1주 쉬는 약제는 효과가 없다.

월경전불쾌장애에는 바이엘의 '야즈'가 효과가 있다. 이는 휴약기를 짧게 주고 길게 복용하는 형태(24일 복용 - 4일 미복용) 덕분이다. 또 야즈에 포함돼 있는 드로스피레논이 반감기가 많이 길어 4일 휴약기 동안에도 체내에 성분이 남아 있어 호르몬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월경곤란증에 다른 약제도 약 30~40%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을 처방할 때 근거가 쌓인 약을 선호하고, 이에 따라 대규모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한 야즈를 처방하는 편이다.

- 다른 피임약도 휴약기를 주지 않고 장기간 복용하면 되는 것인가?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호르몬 주기성을 없애는 복용 방법을 쓰면 될 것이란 주장인데, 문제는 이를 입증할 만한 대규모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의사 입장에서는 근거가 있는 약제를 권유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임상에서 월경곤란증, 월경전불쾌장애에 주로 처방되는 약은 야즈 하나뿐인가?

월경전불쾌장애에 호르몬 치료로 인정받은 피임약은 야즈와 같이 드로스피레논이 함유된 24/4요법의 약이다. (정신과적으로) 우울증 치료약으로도 쓰이는 SSRI 계통의 약은 월경 후반기에 증상이 나타날 때 단기간 쓰기도 한다.

월경전불쾌장애에 심리적인 증상 외에도 월경곤란증이 나타날 가능성도 50~60% 정도인데, 우울감을 조절하는 약제로만은 월경곤란증을 조절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다른 부수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이에 따라 약제를 다르게 쓸 수 있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

월경곤란증 관련, 1차 약제 중에서는 호르몬 피임제도 있지만, 프로스타글란딘을 조절할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DIs)도 월경곤란증의 치료 약제로 쓰인다.

사실 야즈에 관한 디베이트가 생겼던 적이 있다. 야즈가 4세대 항체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는데, 미디어에서 기존 2세대, 3세대보다 정맥혈전증, 혈액응고작용을 더 유발한다는 소규모 연구가 발표된 것이다.

그런데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정맥혈전증이라고 하는 증가 정도가 4세대 약이 기존 세대 약보다 위험하다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동맥혈전증과 관련된 결과에서는 야즈가 통계적 의미가 크진 않았지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 월경곤란증·월경전불쾌장애에 대한 약은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나?

언제까지라고 하기엔 개인차가 굉장히 많다. 월경곤란증, 월경전불쾌장애 등은 모두 약을 중단하면 재발한다. 어느 정도 조절이 잘 된다 생각되면 중단을 하고 한두 달 정도 지내볼 수도 있는데, 이때 증상이 없으면 중단을 계속 할 수 있고, 아니면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복용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언제까지 복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개인차가 너무 크다보니 장기간에 걸쳐 약물의 안전성 등 다양한 평가를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 여성들이 월경곤란증 때문에 대학병원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개원의를 찾았을 때 개원의들은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까?

아마도 개원의 선생님들은 환자에게 규칙적으로 검증을 받으면서 약을 복용하라고 말씀드릴 것 같다. 수술을 하는 것도 치료를 받은 것도 아니어서 병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월경곤란증은 다른 동반 질환이 있을 수 있고, 월경전불쾌장애는 심하면 우울감이나 감정적인 부분 등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보통 월경 관련 질환으로 중고생 때부터 찾아온 환자가 나중에 성장하면 부인과적 문제로 계속 의사를 찾아오게 된다. 평생 주치의 개념으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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