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협회 '소아청소년에서 심근염 진단 및 관리' 과학성명 발표
진단·치료전략 등 제시…증상 있는 환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 확인해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 우려가 소아청소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소아청소년의 심근염 관리전략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표한 '소아청소년에서 심근염 진단 및 관리' 과학성명이 임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HA는 소아청소년에서 심근염 진단 및 치료전략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성명을 Circulation 7월 7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성명은 대유행 전 개발에 착수했으며, 최근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에 따른 심근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최종 발표돼 시기적절하다는 평가다.

소아청소년 중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 후 심근염이 의심되는 경우, 이를 진단하고 치료전략을 제시하는 데 성명이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명 발표를 이끈 미국 워싱턴의대 Yuk M. Law 교수는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한 심근염은 평생에 걸쳐 건강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 후 심근염 의심 사례가 보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명은 이들을 관리하는 의료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연간 발생률 10만 명당 1~2명

소아청소년에서 심근염 발생률은 높지 않다. 미국에서는 연간 10만 명당 10~20명이 심근염을 진단받으며, 소아청소년은 10만명당 1~2명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심근염 발생률은 소아청소년의 연령에 따라 다르다. 유아기에 가장 높고 젊은 성인기에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한 심근염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흔하다. 성인에서는 만성 심근염이 주를 이룬다면 소아청소년에서는 급성 심근염 발생 가능성이 높다. 

많은 환아의 증상은 저절로 또는 치료를 통해 호전·회복된다. 하지만 중증이라면 심부전, 비정상적 심장박동, 쇼크, 급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염 증상과 징후는 피로, 숨가쁨, 발열, 흉통, 심계항진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심근염 의심 환아에서는 흉통이 주요 증상으로 보고된다. 

조직검사에 이어 침습 최소화한 검사 활용

AHA는 심근염 진단 시 덜 침습적인 검사(less invasive testing)의 유용성에 무게를 뒀다.

심근염 진단은 조직을 직접 떼 확인하는 조직검사가 표준이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침습을 최소화한 검사가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에 성명에서는 심근염 진단을 위한 검사실 검사로 미오글로빈, 트로포닌, 크레아틴 키나제 등 심장염증 또는 손상을 나타내는 심장효소를 측정하는 혈액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영상검사로 눈에 띄는 심장손상 또는 기능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심장초음파, 심장 MRI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심전도는 심장박동을 평가하면서 심계항진에 더해 심장손상 징후를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바이러스제·면역치료제 등 권고…회복 후 정기적 추적관찰 필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급성 심근염 환아는 혈역학적 요소가 빠르게 진행돼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입원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특히 지속적으로 심장박동을 확인하도록 주문했다.

치료의 경우, 초기에는 심방 또는 심실 부정맥 관련 모니터링을 시행하도록 제시했다. 또 급성 심근염은 심근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기계적 순환보조장치(MCS)를 활용한 조기 개입을 고위험 환아에게 고려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치료는 전문 지식을 갖춘 소아청소년과센터에서 받도록 제안했다.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 그리고 정맥용 면역글로불린과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치료제 등을 일반적으로 투약할 수 있다.

단, 심근염에 특이적인 면역치료제에 대한 근거 기반 권고안을 마련하기에는 소아청소년 관련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심근염 환아에게 면역치료제 관련 권고안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명에서는 활성화된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면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고려하도록 했다.

이어 심근염은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의 이차성으로 발생할 수 있고, 류마티스열 또는 가와사키병과 연관됐으므로 이 경우 원발성 질환 지침에 따라 환자를 관리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연관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 정맥용 면역글로불린, 스테로이드 또는 비정형 가와사키병 치료에 활용하는 항염증제 등의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환아의 증상이 회복됐다면, 심장내과에서 1~3개월 간격으로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실 검사 등을 통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진행하도록 주문했다. 만약 심실기능, 염증성 바이오마커, PCR 검사에서 바이러스 활성 등 결과가 계속 비정상이라면, 심장 MRI 또는 생검 등을 통한 추적관찰이 합리적이라고 명시했다. 

"백신 접종 권고…이상반응 위험보다 혜택 커"

한편 AHA·미국뇌졸중학회(ASA)는 모든 의료진에게 심근염을 포함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이상반응을 인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질환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필요 시 심혈관질환 관련 증상이 나타난 환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를 확인하도록 의료진에게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게 AHA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1차 의료기관 의료진은 심근염 또는 심혈관질환 관련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심장 전문의와 논의하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AHA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AHA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에 따라,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연령에 해당하는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및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며 "백신 접종 시 입원·사망을 포함한 중증 코로나19 합병증에 91% 예방 효과가 보고된다. 심근염을 포함한 드문 이상반응 위험을 능가하는 혜택"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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