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13~15일 개최
김계훈 교수, 전국 단위 '코로나19 백신 접종 연관 심근염' 연구 결과 발표
심근염 발생률 10만명당 1.08명…ICU 입원·돌연심장사 등 중증 사례 보고

▲전남대병원 김계훈 교수(순환기내과)는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연관 심근염 발생률 및 예후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남대병원 김계훈 교수(순환기내과)는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연관 심근염 발생률 및 예후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후 심근염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가운데, 국내 발생률은 낮지만 중증 사례가 드물지 않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대병원 김계훈 교수(순환기내과)는 13~15일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연관 심근염(VRM) 발생률 및 예후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VRM 발생률을 확인하고 예후를 평가하는 전국 단위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질병관리청 용역을 받아 2021년부터 진행됐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팬데믹이 끝났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백신 접종자에서 심근염 및 심낭염, 백신 접종 후 생기는 면역혈전혈소판감소증(VITT), 혈전 등 예상치 못했던 이상반응이 보고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202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VRM에 대한 자료를 발표,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 접종자에게서 VRM이 주로 발생하고 젊은 남성에서 2차 접종 후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증상은 접종일로부터 수일 이내에 발현하지만, 대부분 보존적 치료와 휴식 후 수일 이내에 빠르게 호전되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완전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 CDC에서 VRM 위험을 보고한 만큼, 질병청은 병원에서 심근염을 확인하면 질병청에 무조건 신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팬데믹 당시 신고 사례에 대해 매주 심근염·심낭염 판정위원회를 열어 심근염 사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VRM 발생률, 외국과 비슷한 수준…12~17세·남성 가장 높아

▲전남대병원 김계훈 교수(순환기내과).
▲전남대병원 김계훈 교수(순환기내과).

이에 따라 진행된 이번 후향적 전국 단위 연구는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4427만여명이 분석 대상이었다. 12세 이상의 94.4%가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했다. 개발사별 백신 접종자 수는 아스트라제네카 약 1100만명, 화이자 약 2400만명, 모더나 약 679만명, 얀센 약 150만명이었다. 2차 백신 접종자는 약 4100만명이었다. 

판정위원회는 VRM을 확실하게 진단하고자 BCCD(Brighton Collaboration Case Definition) 단계를 판정에 적용했다.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42일 이내에 발생한 급성 심근염을 VRM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함께 부정확한 심근염 진단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심장 트로포닌 수치가 이유없이 상승한 경우와 트로포닌 수치가 높아지지 않아도 MRI나 조직검사 등에서 심근염이 확인된 경우를 VRM으로 진단했다. 

분석 결과, VRM이 의심되는 1600명 중 480명이 최종 진단을 받았다. 이는 10만명당 1.08명에게서 VRM이 발생한 것으로, 외국과 비슷하게 매우 드물게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국민의 평균 나이는 47세였으나, VRM이 발생한 이들은 30세에 불과했다. 나이에 따른 10만명당 발생률은 △12~17세 3.76명 △18~29세 2.17명 △30~39세 1.36명 △40~49세 0.82명 △50~59세 0.66명 △60~69세 0.33명 △70세 이상 0.26명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VRM이 적게 발생했다.

VRM 발생률은 여성보다 남성이 유의하게 높았다. 10만명당 발생률은 남성 1.35명, 여성 0.82명이었다. 발생률이 가장 높은 12~17세만 보면, 남성이 5.29명으로 여성 1.45명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률 차이가 줄어, 70세 이상은 남성이 0.41명, 여성이 0.16명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VRM이 젊은 연령의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VRM은 mRNA 백신 접종자에서 대부분 확인됐고, 화이자보단 모더나 백신 접종 시 빈번하게 보고됐다. VRM 증상은 대다수가 백신 접종 이후 3일째 나타났다. 이와 함께 VRM 환자 중 심전도가 정상인 비율은 32%에 불과했으며 좌심실박출률(LVEF)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가 23%를 차지했다.

VRM으로 인한 돌연심장사 1.7%…45세 미만·mRNA 백신 접종

주목할 결과는 경미한 경과를 보고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중증 VRM 사례가 드물지 않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국내 중증 VRM 사례는 △집중치료실(ICU) 입원 17.7% △전격성 심근염 7.5% △인공심폐보조장치(ECMO) 치료 4.4% △사망 4.4% △부검에서 확인된 VRM으로 인한 돌연심장사 1.7% △심장이식 0.2% 등이 확인됐다. VRM으로 인한 돌연심장사 사례는 모두 45세 미만이었고 mRNA 백신을 접종했다. 

중증 VRM은 젊은 연령층보단 나이가 많은 성인에서 많이 나타났고, 여성에서 발생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VRM 발생률은 굉장히 낮고 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mRNA 백신을 접종한 젊은 남성에서 나타났으며, 성별에 따른 차이가 외국보다 심하지 않았다"며 "대다수 VRM 예후는 좋아졌지만, 중증 VRM이 드물지 않았다. 특히 젊은 연령층은 돌연심장사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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