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저혈당 치료제 관련 결정 잇따라
‘제갈로그’, 당뇨병 환자 저혈당 치료에 승인
'TTP399', 'VX-880' 등 저혈당 치료제 후보물질, 빠른심사 약속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민후 기자] 당뇨병 치료분야에서 저혈당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내린 판단에서 잘 드러났다.

FDA는 ‘제갈로그(성분명:다시글루카곤)’를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치료에 허가했다. 10분 내 혈당을 회복시킨 약효를 참고한 결정이다.

당국은 'TTP399', 'VX-880' 등의 후보물질들에 대해선 빠른 심사절차를 약속했다. 향후 저혈당 관리에 기여할 가능성을 눈여겨본 결정이다.

제갈로그, 당뇨병 환자 저혈당 치료에 허가

FDA는 질랜드 파마의 제갈로그 사전충전형 주사제형 및 자동주사제형을 심각한 저혈당을 동반한 6세 이상 당뇨병 환자 치료에 허가했다.

제갈로그는 글루카곤 유사체로 췌장의 글루카곤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이는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의 포도당 변환을 유발해 혈당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허가는 성인 및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임상 3상 결과에 근거했다.

먼저 성인을 상대로 이뤄진 임상시험에는 1형 당뇨병 환자 170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인슐린 사용으로 인한 저혈당 발생 상황에서 각각 제갈로그 또는 위약 또는 기존의 재구성형 글루카곤(제품명:글루카겐)을 통한 치료를 받았다. 재구성형 글루카곤은 참조용 약물로 활용됐다.

1차목표점은 기저치 대비 혈당 20mg/dL 회복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그 결과, 혈당 회복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제갈로그 투여군 10분, 위약군 40분, 재구성형 글루카곤 투여군 12분이었다.

15분 내 혈당을 회복한 비율은 3개군에서 차례대로 99%, 2%, 95%로 조사됐다.

소아-청소년 대상 임상시험에는 6~17세 1형 당뇨병 환자 42명이 참여했다. 연구 진행 방식은 성인 임상시험과 동일했다.

연구 결과, 혈당 회복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제갈로그 투여군 10분, 위약군 30분, 재구성형 글루카곤 투여군 10분이었다.

20분 내 혈당을 회복한 비율은 3개군에서 순서대로 100%, 18%, 100%로 집계됐다.

제갈로그 투여군에서 흔히 보고된 이상사례는 오심, 설사, 두통 등이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캐나다 LMC 당뇨병∙내분비내과 최고책임자 Ronnie Aronson 박사는 “심각한 저혈당 치료는 1분을 다투는 사안”이라며 “기존 글루카곤 제품은 파우더를 희석액에 섞는 과정 등을 수반했고, 이런 과정은 투여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균 2.5분 지연시키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갈로그는 심각한 저혈당 발생 상황에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는 관련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 및 입원을 줄여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혈당 항상성 조절 약물 TTP399, 혁신신약 지정

FDA는 vTv 세라퓨틱스의 TTP399를 혁신신약으로 지정했다.

TTP399는 혈당 항상성을 조절하는 ‘글루코키나제’를 활성화하는 약물이다. 이런 기전은 동물모델에서 혈당증의 정상화에 기여했다.

효능은 임상 2상인 SimpliciT-1 연구에서 측정된다. 해당 연구에는 성인 1형 당뇨병 환자 115명이 참여 중이다. 환자들은 인슐린의 부가요법으로 TTP399 또는 위약을 투여하고 있다.

주요 목표점은 심각한 저혈당 발생률과 당화혈색소 조절률 등이다.

간략히 소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TTP399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심각한 저혈당 발생률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했다. 당화혈색소 조절률 역시 TTP399 투여군에서 보다 우수한 경과를 보였다.

TTP399의 내약성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FDA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후보약물을 혁신신약으로 지정하고 있다. 지정 약물에 대해선 우선심사를 적용해 6개월 내 결과를 내놓는다.

줄기세포 치료제 VX880, 신속심사권 부여

당국은 버텍스의 VX-880에 대해 신속심사권을 부여했다.

VX-880은 줄기세포 유래 치료제 후보물질로 췌장 도세포 기능의 회복을 도와 혈당 조절 능력을 복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효능은 임상 1/2상에서 평가된다. 해당 임상시험에는 심각한 저혈당을 앓거나, 저혈당 무감지증을 동반한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1차목표점은 약물의 내약성과 심각한 저혈당 발생률이다.

VX-880 임상시험을 주도한 미국 마이애미대 Camillo Ricordi 교수는 “췌장 도세포 이식은 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의존성을 줄이는 대안이지만, 기증자 등의 이슈로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췌장 도세포 회복을 돕는 세포 치료제가 탄생한다면 환자의 삶을 바꾸는 옵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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