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도의대 Dong Zhao 교수, 1990~2019년 아시아 심혈관질환 사망률 분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 1990년 560만명→2019년 1080만명
6월 발행된 JACC: Asia 창간호에 실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아시아 국가의 심혈관질환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1990~2019년 아시아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게다가 국가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 격차가 최대 20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결과는 6월 발행된 JACC: Asia 창간호에 실렸다(JACC: Asia. 2021 Jun, 1 (1) 1~13). 연구는 JACC: Asia 부편집장 3명 중 1명인 중국 수도의대 Dong Zhao 교수가 진행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Zhao 교수는 "아시아 국가의 심혈관질환 부담과 역학 특징에 대한 시기적절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심혈관질환 유행에 맞서기 위한 합리적 정책 등을 개발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JACC: Asia 부편집장인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심장내과)는 "같은 아시아인일지라도 국가에 따라 유전학적·생체학적 특성이 다르다"며 "이 때문에 아시아 국가별 심혈관질환 역학 특성을 분석한 특이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질병부담 연구 등 네 가지 데이터 검토

리뷰 논문에서는 △세계질병부담 연구 △세계인구전망 △세계보건통계 △펍메드(PubMed) 등 네 가지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심혈관질환 사망률 지속 증가 △심혈관질환 사망률의 지리적 차이 △지역별 우세한 심혈관질환 아형(subtype) 차이 △국가 간 심혈관질환 유행의 역학적 변천(epidemiological transition) 차이 △관리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대부분 국가에서 유행 증가 및 수정 가능한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의 막대한 부담 등 아시아 국가별 다섯 가지 역학 특징을 확인했다. 

전체 사망 중 심혈관질환 원인 23%→35%

1990~2019년 아시아 국가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는 560만명에서 1080만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사망 원인 중 심혈관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 23%에서 2019년 35%로 12%p 늘었다.

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자의 약 39%는 70세 전에 조기 사망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조기 사망률은 미국 23%, 유럽 22%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34%로 보고된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 국가의 조기 사망률이 높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조사망률은 남녀 모두 증가했다. 조사망률은 연간 총사망자 수를 해당 연도의 연앙인구(7월 1일 기준)로 나눠 1000분율로 표시한 것을 의미한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조사망률 증가는 아시아에서 심혈관질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가 간 심혈관질환 사망률 차이 최대 20배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아시아 국가 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아시아 국가는 조지아(Georgia)로 10만명 당 810.7명이었다. 가장 낮은 국가는 10만명당 39.1명인 카타르(Qatar)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와 낮은 곳은 약 20배 차이가 나타났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원인은 허혈성 심질환(47%)과 뇌졸중(40%)이 두 축을 이뤘다. 그러나 지역에 따른 주요 사망 원인은 달랐다.

아시아 국가별 전체 심혈관질환 사망 중 허혈성 심질환 또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  JACC: Asia 6월호(JACC: Asia. 2021 Jun, 1 (1) 1~13) 리뷰 논문 재구성. 
▲아시아 지역별 전체 심혈관질환 사망 중 허혈성 심질환 또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  JACC: Asia 6월호(JACC: Asia. 2021 Jun, 1 (1) 1~13) 리뷰 논문 재구성. 

허혈성 심질환은 중앙아시아(62%), 서아시아(60%), 남아시아(57%)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와 달리 동아시아, 동남아시아는 허혈성 심질환보다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이 더 일반적으로 보고됐다. 뇌졸중이 차지하는 비율은 동아시아 48%, 동남아시아 49%였다.

중국의 경우 심혈관질환에 의한 주요 사망 원인이 뇌졸중에서 허혈성 심질환으로 이동했다. 

선진국 역학적 특징 '퇴행성질환 단계'…한국 해당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 국가의 공중보건, 자원분배, 연구 우선순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심혈관질환 유행의 역학적 변천(epidemiological transition)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유행의 역학적 변천을 △유행 초기 단계 △빠르게 증가하는 단계 △퇴행성질환 단계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심혈관질환 유행 초기 단계인 국가는 △인도 △ 네팔 △파키스탄 등이었다. 두 번째인 심혈관질환이 빠르게 증가하는 단계는 대부분 아시아 국가가 포함됐다.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중국 △레바논 △몽골 등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 단계인 퇴행성질환 단계는 △일본 △한국 △이스라엘 등이 속했다. 일본과 한국의 전체 사망 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1990년 각 34.9%와 36.2%에서 2019년 26.6%와 24.3%로 감소했다. 

고소득 국가·선진국의 심혈관질환 유행 특징은 가장 진보된 상황인 세 번째 단계에 해당된다. 이들 국가는 기대수명이 길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뿐 아니라 조기 사망률도 낮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커지고 치매에 의한 사망률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단계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상태가 좋아지고 의료체계가 잘 구축되면서 심혈관질환 역학적 변천에서 퇴행성질환 단계로 평가된다"며 "기대수명이 80세 이상으로 늘어 앞으로 급성 심근경색이 줄고 고령에서 생기는 만성 협심증, 퇴행성 판막질환이 증가하는 등 심혈관질환의 유형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국가별 위생 상태와 의료 발전 수준에 따라 발생하는 질환이 다르다"면서 "사회경제적 상태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정 가능한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의 유병률 증가가 지목됐다. 식이, 흡연,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이 위험요인에 해당된다. 

"아시아 국가별 의료 격차 줄이기 위한 맞춤전략 필요"

이번 연구는 아시아의 심혈관질환 유행 특징에 대한 포괄적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박 교수는 "아시아 국가 간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존재한다. 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인도에서 제공하는 의료 질이 떨어진다"며 "국가별 심혈관질환 유병률과 치료 패턴 등의 차이가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치료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가 이슈"라고 설명했다. 

향후 아시아 국가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별 맞춤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 교수는 "국가 간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예로 저소득 국가는 치료제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환자에게 적절하게 투약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러 약을 하나의 폴리필(polypill)로 만드는 연구가 진행됐고,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도 시행됐다"며 "앞으로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심혈관질환 관리를 위한 국가별 맞춤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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