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유행지인 대구·경북은 2020년 3월과 8월에 초과사망
응급실 방문 28% 감소 "스포츠 등 외부활동 감소가 영향"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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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코로나19(COVID-19) 2차 유행 시기였던 지난해 8월 모든 지역에서 예측 대비 초과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아를 포함한 19세 이하 연령에서 입원과 외래, 응급실, 중환자실 이용이 타 연령대와 비교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코로나19 유행 시기의 사망과 의료이용 변화에 대한 탐색적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해외에서는 코로나19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초과사망이 발생하거나 의료이용의 진단 및 치료가 감소했다고 보고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미국과 이탈리아, 영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초과사망이 있었다. 또한 여자보다는 남자, 70대 이상의 노인 연령대에서 분명한 초과사망이 확인됐다.

초과사망은 특정 기간에 관찰된 사망과 같은 기간에 예측되는 사망 수의 차이로 정의된다. 예상 사망자 수는 과거에 관찰된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추정한다.

연구팀은 "초과사망은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영향을 파악하기 적절하다"며 "전쟁, 기근과 같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 초과사망률은 그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반영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에서는 과거 자료를 활용해 2020년 예측값(1월~9월)을 도출하고,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의 실제 값과 비교해 초과사망 여부를 판단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모든 원인에 의한 초과사망은 없었다. 예측 대비 1638명의 감소한 사망은 확인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월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차 유행 시기인 8월은 실제 사망자 수 분포가 예측 구간을 벗어났다.

또한 지역을 서울·인천·경기, 대구·경북, 그 외 지역으로 구분해 월별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 현황을 분석했다.

지역별 인구 10만 명당 사망 현황(2020년 1월~9월)
지역별 인구 10만 명당 사망 현황(2020년 1월~9월)

그 결과 3개 지역 모두 2020년 8월에 초과사망이 확인됐으며,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2020년 3월에도 초과사망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사망은 3월과 4월에 집중됐다.

대구·경북 지역의 2020년 3월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65.4명이었으며, 이 중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2.8명으로 분석 대상 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인천·경기와 그 외 지역은 예측 대비 실제 사망자가 적었지만, 대구·경북 지역은 622명을 초과했다.

 

예측 대비 외래 8906만건, 응급실 149만건 감소

19세 이하,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이용 감소 뚜렷

2020년의 의료이용은 전반적으로 예측 대비 감소했고, 의료이용량을 분석한 결과 3월과 9월에 실제 이용건수와 예측 이용 건수의 격차가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응급실 방문이 28%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입원 17.6%, 외래 15.4%, 중환자실 입원 9.8% 순으로 예측 대비 감소했다.

응급실 방문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질환은 호흡기 계통의 질환, 손상·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 등이다.

신민선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그룹 모임, 스포츠 등 외부 활동의 감소가 의료 이용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중환자실에서는 50~64세의 연령에서 순환기계통의 질환, 호흡기계통의 질환(폐렴 등)이 크게 감소했다.

모든 의료이용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19세 이하의 연령, 대구·경북 지역의 감소율이 뚜렷했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예측 대비 입원 건수는 19세 이하에서 43.5% 감소했다.

20~34세 11.3%, 35~49세 11.7%, 50~64세 12.3%, 60~79세 13.6%, 80세 이상 20%가 각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같은 기간 예측 대비 실제 외래 진료 건수는 8906만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래 이용량은 1차 유행(2~3월)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고, 6~7월에 외래 진료건수가 다소 증가했지만 2차 유행(8~9월) 시기에서 다시 외래 진료 건수가 줄었다.

모든 지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외래 이용이 줄었고, 감소폭은 대구·경북 16.4%, 서울·인천·경기 15.8%, 그 외 지역 13.8% 순이었다.

19세 이하는 외래 진료 건수에서도 40.2%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10% 내외로 감소했다.

응급실 방문 건수 또한 예측 대비 149만건 감소했다. 여기에서도 19세 이하가 48.9%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많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 33.8%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서울·인천·경기와 그 외 지역은 각각 26.8%, 28.2% 감소했다.

신 부연구위원은 "응급실 방문의 경우 소아 및 어린이의 이용 감소가 65세 이상의 노인 감소율보다 더 많았다는 기존 보고와 동일했다"며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실시간 보고는 이뤄지고 있지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나 의료이용의 현황 공개가 활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유사 재난 위기가 발생할 경우 건강보험 자료 기반의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초과사망이나 의료이용 감소 여부를 미리 예측하고 확인할 수 있는 자동화된 보건 정보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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