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 2021] RICCADSA, 비졸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 대상
무호흡-저호흡 동안 맥박수 상승군, CPAP 치료 시 심혈관사건 위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지속적 양압기(CPAP)가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심혈관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지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정 환자군은 CPAP으로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졸림(non-sleepy)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모집된 RICCADSA 연구 결과, 무호흡과 저호흡 동안 맥박수가 상승한 환자는 CPAP 치료 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사건 위험이 낮아졌다.

이는 무호흡과 저호흡 등 호흡사건(respiratory event) 동안 맥박수 상승이 심혈관사건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파악하는 새로운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Ali Azarbarzin 교수는 RICCADSA 무작위 연구 결과를 14~19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흉부학회 연례학술대회(ATS 2021)에서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심혈관사건의 연관성을 확인한 근거들이 쌓이면서 수면장애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CPAP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대표적 방법이지만, 이들 환자의 뇌졸중, 당뇨병, 우울증 등 비수면 관련 예후를 개선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미국 보건의료연구소(AHRQ) 보고에 따르면, CPAP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비수면 관련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지 평가한 연구마다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발표된 근거를 토대로 CPAP이 장기적·임상적으로 중요한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AHRQ의 결론이다. 

▲지속적 양압기(CPAP)이미지출처:포토파크닷컴.
▲지속적 양압기(CPAP). 이미지출처:포토파크닷컴.

그러나 Azarbarzin 교수 연구팀은 AHRQ에서 분석한 무작위 연구들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중증도 평가 시 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 hypoxia index, AHI)에 의존했기 때문에 CPAP에 따른 예후가 의미 있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AHI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다른 아형(subtypes)을 판단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등 제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 상승에 주목했다. 지난 1월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 주간 졸림증이 없고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가 상승하면 뇌졸중, 심장마비 등 유병률과 사망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Am J Respir Crit Care Med 1월 6일자 온라인판). 

이를 근거로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 상승을 확인하면 CPAP으로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했다.

가설 확인을 위해 진행된 RICCADSA 연구에는 비졸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모집됐다. AHI가 시간당 15회 이상이고 주간 졸음정도를 평가하는 ESS(Epworth Sleepiness Scale score)가 10점 미만이었다. 평균 나이는 66세였고 남성이 8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87%였다.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 변화는 등록 당시 수면다원검사 동안 수집된 산소포화도 맥박 신호(oximetry pulse rate signal)를 통해 측정했다. 전체 환자군은 CPAP 치료군(122명, CPAP군)과 비치료군(123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1차 목표점으로 반복된 혈관재생술,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 변화 데이터는 92%에서 수집됐다. 평균 분당 박동수(BPM)는 7.1BPM이었다. 추적관찰 57개월(중앙값) 동안 총 48건의 사건이 보고됐다.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혈관재생술 유형 등 공변량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 변화와 1차 목표점간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구체적으로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가 평균 10.8BPM으로 상승한 환자군의 경우, CPAP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비치료군보다 61% 유의하게 감소했다(HR 0.39; 95% CI 0.15~0.98).

반면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가 평균 7.1BPM으로 정상인 환자군에서는 CPAP군의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비치료군 대비 24% 낮아지는 경향성만 관찰되고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HR 0.76; 95% CI 0.42~1.37). 

이 같은 결과는 베타차단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를 제외한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Azarbarzin 교수는 "CPAP이 호흡사건 관련 맥박수가 상승한 비졸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사건을 막을 수 있다는 뚜렷한 보호 효과를 연구에서 확인했다"며 "이는 폐쇄성 사건에 대한 높은 맥박수 민감도의 경우, 확인 가능하면서 유해하며 잠재적으로 가역적인 위험요인임을 시사한다. CPAP으로 장기적인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환자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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