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협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심혈관질환' 과학성명 발표
심혈관질환 환자 40~80%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동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인지도 부족…선별검사·치료 강조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장 전문가들이 수면장애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선별검사와 치료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심혈관질환 환자 상당수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동반함에도 불구하고 질환에 대한 인식과 치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심장협회(AH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심혈관질환' 과학성명을 Circulation 6월 2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했다.

성명 발표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Yerem Yeghiazarians 교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을 높인다"며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선별검사 및 적절한 치료를 장려하고자 이번 성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수면 무호흡증↔심혈관질환, 부정적 순환고리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증상은 코골이, 호흡곤란, 수면분절, 주간과다졸림 등이 있다. AHA에 의하면, 중년 남성 약 34%, 중년 여성 약 17%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기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미국 내 심혈관질환 환자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유병률은 40~80%로, 일반 중년보다 높다. 고혈압 환자는 30~50%, 치료가 어려운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80%까지 보고된다.

또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심방세동의 위험요인으로 꼽히며, 2형 당뇨병, 심부전 악화, 급성 심장사와도 연관됐다.

하지만 고혈압,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환자 진료 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심혈관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순환고리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 

심혈관질환 환자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면 코골이와 주간과다졸림이 줄어들고 삶의 질이 개선되며 업무 생산성도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혈압·폐고혈압·심방세동 재발 환자, 선별검사 권고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AHA는 심혈관질환 또는 위험요인을 가진 환자 대상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선별검사와 치료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선별검사가 예후를 유의하게 변화시킨다는 컨센서스는 없지만, 높은 유병률과 동반질환, 치료 시 삶의 질 개선 등을 고려하면 선별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저항성 또는 조절이 어려운 고혈압, 폐고혈압, 심율동전환이나 절제술 등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심방세동 환자에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선별검사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수면호흡장애 또는 주간과다졸림이 의심되는 뉴욕심장협회(NYHA) 2~4등급 심부전 환자라면 중추성 수면 무호흡증에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구분하기 위한 공식 수면평가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빈맥-서맥 증후군, 심실빈맥 환자 또는 종합적인 수면평가 후 수면 무호흡증이 의심된 급성 심장사를 겪은 생존자도 수면 무호흡증 평가를 고려하도록 조언했다.

Yeghiazarians 교수는 "이상적으로 얻은 수면 기록에는 수면력을 포함해 수면 중 코골이, 숨막힘, 코흡입(snorting) 등 빈도와 중증도, 깨어나는 빈도, 수면장애, 주간과다졸림, 주의력 유지의 어려움, 졸음운전 등에 대한 질문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평가도구는 △베를린 설문지(Berlin Questionnaire) △STOP-BANG △STOP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평가도구의 민감도는 77~89%로 보고되지만 특이도는 32~34%로 낮다.

이에 평가도구는 졸음보단 피로와 불면증 등을 일반적으로 보고하는 여성과 심혈관질환, 심방세동, 뇌졸중 과거력이 있는 경우를 포함한 특정 환자군이라면 진단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중증은 CPAP 치료…경도~중등도는 구강내 장치 고려 가능

AHA는 모든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 치료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치료에는 생활습관 및 행동 교정, 체중 감량 등이 포함된다.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라면 지속적 양압기(CPAP) 치료를 받도록 주문했다. 경도~중등도이거나 수면 시 CPAP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수면 동안 폐쇄성 호흡을 예방하기 위해 구강내 장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치료 효과를 평가하고자 야간 수면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진행하도록 했다. 

Yeghiazarians 교수는 "선별검사의 발전으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진단 및 치료법이 바뀌었다"며 "많은 환자가 더는 밤에 수면센터(sleep study center)에 가지 않아도 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가정에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수면기기가 있으며, 의료진에게 평가 결과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CPAP이 치료 중 한 가지 방법이지만, 자세치료와 체중 조절, 구강내 장치 그리고 수술 등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옵션이 있다"고 강조했다. 

동반질환별 치료가 미치는 영향은?

이와 함께 성명에서는 다양한 동반질환에 따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가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추후 필요한 연구를 제시했다..

먼저 CPAP 또는 다른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가 폐동맥압, 폐혈관저항, 뇌졸중 회복, 부정맥 등 개선과 연관됐다는 일부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심근경색과 심부전 환자 그리고 뇌졸중 1차 예방을 위해 CPAP 치료를 받은 환자 데이터는 제한적이며 특정 혜택이 불확실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모든 원인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지만, 경도~중등도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또 생존 혜택을 확인하기 위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치료 시작 후 추적관찰 기간도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예로 수면·심장 건강연구(Sleep Heart Health Study)에서 CPAP을 처방받은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42% 유의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생존곡선을 보면 CPAP 치료에 따른 사망 위험 감소는 추적관찰 6~7년까지 나타나지 않았다(JAMA Otolaryngol Head Neck Surg 2019;145(6):509~515). 

이에 CPAP의 임상적 혜택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추적관찰과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인 고위험군 대상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Yeghiazarians 교수는 "가정용 진단도구를 개선하고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확인하는 방법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성명의 메시지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선별검사와 치료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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