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SRI 처방권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와 다른 진료과 간 2차 라운드가 시작될 모양이다.

26일 대한신경과학회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증 환자가 증가함에도 우리나라에서만 SSRI를 처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신경과학회는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세계 각국에서 우울증과 불안증 발생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전 세계 1위(36.8%), 국민 10명 중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느낀다는 조사를 공개했다.

학회 측은 "우울증 유병률은 OECD 1위인데 우울증 치료의 접근성은 세계 최저다"라며 "세계 36개 국가들을 조사한 결과 그 어느 나라도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지 않았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나라에서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시험에 합격한 의사는 모두 안전한 SSRI 항우울제를 제한 없이 처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에게 SSRI 처방 제한이 생긴 것은 지난 2002년 정부가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60일 처방 제한 규제'가 만들어진 이후다.

이 규제로 인해 전체 의사의 96%에 해당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이 우울증을 치료하지 못하게 됐다.

학회 측은 미국은 항우울제 처방을 가정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 정신과 의사들이 흔히 하고 있고, 미국의 많은 주(states)에서는 교육을 받은 간호사들도 처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내과, 가정의학과 등 비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SSRI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오직 한국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회 측은 "복지부 장관은 직권으로 빨리 SSRI 처방 제한 규제의 폐지를 지시해야 한다. 항우울제 60일 처방 제한은 과학적,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엉터리 규제이다"라며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 외국은 1990년 이후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살률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각국은 모든 의사에게 정신 건강 유지와 정신 문제의 치료에 더욱 노력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오직, 한국만 대비를 안 하고 있다"며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을 시급히 폐지해 한국의 10만 명 의사가 정신 문제를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