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치료제 보클로스포린, AURORA 연구서 완전 신장반응 41%
60년만의 신약 벤리스타 이어 첫 경구제...'처방 변화' 조짐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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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최근 60년 만에 등장한 신약 벤리스타로 루푸스신염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 가운데 경구용 신약까지 등장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인공은 보클로스포린(성분명 루프카이니스)이다. 보클로스포린은 칼시뉴린 저해제로, 인터루킨(IL)-2 발현과 T세포 매개 면역반응을 차단하고 신장 내 족세포(podocytes)를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보클로스포린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까지 획득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첫 경구용 루푸스신염 치료제 보클로스포린
AURORA 임상3상서 완전 신장반응 41%

루푸스신염은 전신홍반 루푸스가 신장의 사구체를 침범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신홍반 루푸스 환자 약 60%가 루푸스신염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 세계 전신홍반 루푸스 환자는 500만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루푸스신염으로 악화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87%의 환자가 10년 내에 말기 신부전 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까지 루푸스신염 치료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장기이식 시 발생하는 거부반응을 완화해주는 셀셉트에 스테로이드를 병용해 치료해 왔다.

하지만 셀셉트+스테로이드 병용요법은 전체 환자의 10~20% 정도만 효과를 본다는 게 한계다. 특히 스테로이드를 사용함으로써 백내장이나 고관절이 악화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란셋에 게재된 AURORA 임상3상 연구 결과, 보클로스포린은 41%의 환자가 완전 신장반응을 보여 1차 목표점을 달성했고,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FDA도 이 같은 보클로스포린의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 첫 경구용 루푸스신염 치료제로 허가했다. 

보클로스포린은 임상2상에서 루푸스신염 환자의 완전 신장반응률을 개선하는 결과를 보인 바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Brad H Rovin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AURORA 연구는 보클로스포린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이중맹검 무작위 다기관 위약 대조 임상3상이다.

연구에는 27개국 142개 의료기관에서 357명의 루푸스신염 환자가 모집됐다. 여기에는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기준에 따라 루푸스신염을 동반한 전신홍반 루푸스를 진단 받은 환자와 2년 이내에 Class III 또는 Class IV, Class V 등급을 보인 신장생검을 받은 환자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보클로스포린 1일 2회 23.7mg 경구투여군(n=179)과 마이코페놀레이트모페틸+경구용 스테로이드군(n=178, 대조군)에 일대일 무작위 배정했다.

1차 목표점은 치료 52주차 완전한 신장반응으로 설정했다. 여기서 완전한 신장반응은 0.5mg/mg 이하 단백뇨-크레아티닌 비율과 사구체여과율(eGFR)≥60mL/min/1의 안정된 신장 기능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치료 52주차에 완전한 신장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은 보클로스포린군이 41%(n=73/179)로 대조군 23%(n=40/178)보다 더 많았다(OR 2.65; 95% CI 1.64-4.27; P<0.0001).

연구기간 동안 총 6명의 환자가 사망했는데, 보클로스포린군이 1명이었고 대조군이 5명이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두 군 모두 21%로 나타났고, 감염과 관련된 흔한 이상반응인 폐렴도 두 군에서 각각 4%씩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클로스포린은 통계적으로 우수한 완전 신장반응률을 보였고 대조군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사망으로 이어진 이상반응도 치료제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이는 활동성 루푸스신염 환자 치료에 있어 중요한 발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60년만의 신약 벤리스타

루푸스신염까지 적응증 확대됐지만...

이런 가운데 벤리스타(벨리무맙)도 처방 변화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FDA로부터 루푸스신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FDA는 벤리스타를 표준요법을 받고 있는 활동성 루푸스신염 성인 환자의 병용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번 FDA 승인은 벤리스타에 대한 혁신치료제 지정과 우선검토, BLISS-LN 임상3상 결과가 긍정적 신호가 됐다.

그동안 벤리스타는 활동성 루푸스신염 성인 환자에 있어 표준요법과 함께할 때 효능과 안전성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BLISS-LN 임상3상은 미국 주커의대 Richard Furie 교수 연구팀이 104주 동안 21개 국가 107개 의료기관에서 활동성 루푸스신염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벤리스타의 효능과 안전성을 시험한 진행한 다국적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다. 이 연구 결과는 NEJM에 실렸다.

연구에서는 루푸스신염 환자를 대상으로 두 종류의 표준요법에 각각 벤리스타를 병용한 후 위약군과 1차 효능신장반응(PERR)을 비교했다.

그 결과, 벤리스타+표준요법군의 43%는 PERR에 도달,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43% vs 32%; OR 1.6; 95% CI 1.0-2.3; p=0.03).

또 완전 신장반응은 벤리스타+표준요법군이 30%로 나타나, 위약군 보다 높았다(30% vs 20%; OR 1.7; 95% CI 1.1-2.7; p=0.02).

아울러 신장관련 사건 또는 사망 위험은 벤리스타+표준요법군이 위약군보다 낮았다(HR 0.51; 95% CI 0.34-0.77; p=0.001).

다만, 당장 루푸스신염 치료 환경이 변화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벤리스타는 국내 도입 후 7년만에 건강보험 급여 등재됐지만, 중증 활성 중추신경계 전신홍반루푸스나 중증 활성 루푸스신염 환자에는 급여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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