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임상3상 연구, 대장암 3기 환자서 FOLFOX 병용 효과 평가
3년 무질병생존율, 쎄레브렉스군 76.3% vs 위약군 73.4%로 차이 없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소염진통제인 선택적 COX-2 억제제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가 대장암 치료로 활용 영역을 넓히는 데 실패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대장암 3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LGB/SWOG 80702 무작위 임상3상 결과, 표준 보조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쎄레브렉스를 병용하더라도 무질병생존율이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고혈압 또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2단계 이상 증가한 비율은 쎄레브렉스를 투약한 환자군에서 더 높았다. 

미국 다나파버암연구소 Jeffrey A. Meyerhardt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4월호에 실렸다(JAMA 2021;325(13):1277~1286).

재발·사망 위험, 쎄레브렉스군 vs 위약군 유의한 차이 없어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

이번 임상3상은 대장암 3기 환자가 대장암의 병용화학요법인 FOLFOX(류코보린 + 플루오로우라실 + 옥살리플라틴)와 쎄레브렉스를 병용하면 무진행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2x2 요인설계(2 by 2 factorial design)를 적용해 연구가 진행됐다. 

미국, 캐나다 654곳 의료기관에서 2010년 6월~2015년 11월에 모집된 대장암 3기 환자 2526명은 2020년 10월 10일까지 추적관찰됐다.

전체 환자군은 FOLFOX를 2주 간격으로 3개월 또는 6개월간 진행하면서 동시에 쎄레브렉스 400mg 1일 1회 복용군(쎄레브렉스군, 1263명)과 위약군(1261명)에 무작위 분류돼 3년간 치료받았다. 평균 나이는 61세였고 여성이 44.9%를 차지했다.

치료 순응도는 쎄레브렉스군 70.8%, 위약군 69.9%였다. 치료 순응도는 2.75년 이상 또는 재발, 사망, 용인할 수 없는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임상3상의 1차 분석에서 질병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환자는 쎄레브렉스군 337명, 위약군 363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6년 추적관찰(중앙값) 동안 1차 목표점으로서 3년 무질병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쎄레브렉스군 76.3%, 위약군 73.4%로 두 군이 비슷했다.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은 쎄레브렉스군이 11% 낮은 경향만 보이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89; P=0.12).

또 쎄레브렉스가 무질병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은 FOLFOX  치료 기간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P for interaction=0.61).

아울러 5년 전체 생존율은 쎄레브렉스군 84.3%, 위약군 81.6%로, 두 군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HR 0.86; P=0.13). 

그러나 FOLFOX 치료 기간에 고혈압은 쎄레브렉스군 14.6%, 위약군 10.9%에서 나타나, 쎄레브렉스군의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약 4%p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FOLFOX 치료 완료 후 크레아티닌 수치가 2단계 이상 증가한 환자는 쎄레브렉스군이 1.7%로 위약군(0.5%)보다 많았다. 

Meyerhardt 박사는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 3기 환자는 표준 보조항암화학요법과 쎄레브렉스를 병용해 3년간 치료받더라도 위약 대비 무질병생존율이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기존 관찰연구와 반대되는 결과…이유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발표된 관찰연구와 반대되는 결과를 보고한다. 그동안 관찰연구들에서는 아스피린과 COX-2 억제제는 대장용종 및 암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고 결론 내렸다.

2017년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장암 진단 후 10.8년간 추적관찰(중앙값) 하는 동안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를 복용한 대장암 환자군에서 전체 생존율이 개선됐고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았다(J Clin Oncol 2017;35(24):2806~2813)

또 '시애틀 대장암 가족 등록사업(The Seattle Colon Cancer Family Registry)'을 토대로 NSAID 복용과 대장암 특이 생존율(cancer-specific survival)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대장암 진단 전 NSAID를 복용한 환자군이 복용력이 없는 군과 비교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1% 유의하게 낮았다(Gut 2011;60(4):491~498).

아울러 대장암 진단 후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전체 사망 또는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각 21%, 29% 의미 있게 감소했다는 결과도 보고된다(JAMA 2009;302(6):649~658). 

Meyerhardt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기존 관찰연구 결과와 일치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Meyerhardt 박사는 "본 연구에서는 선택적 COX-2 억제제를 환자에게 투약했다. 비록 COX-2 의존적 경로가 NSAID의 항종양효과와 연관됐을지라도, COX-2 비의존적 경로가 중요하고 쎄레브렉스보다 아스피린이 더 효과적으로 대장암 환자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대장암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아스피린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옥스퍼드대학 David J. Kerr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는 대장암 3기 절제술 후 COX-2 억제제 투약과 생존의 연관성을 평가한 중요한 데이터를 제시했다"며 "연구팀이 현재 진행 중인 아스피린 관련 연구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다면 아스피린과 다른 COX-2 억제제, 잠재적 새로운 치료제가 대장암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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