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체 지난해 기초수액 매출 10% 이상 감소
코로나 영향 뚜렷…마진 높은 영양수액 매출은 증가

기초수액 생산 과정 모습(제공: JW중외제약)
기초수액 생산 과정 모습(제공: JW중외제약)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뜸해진 환자 발길이 기초수액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건수와 입원 환자 등이 줄면서 수액 매출도 자연스럽게 주춤하게 된 것이다.

흔히 링거로 알려진 수액은 환자의 혈관을 통해 수분, 전해질, 영양분을 공급하고 체액의 비정상적인 상태를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항생제, 항암제 등 고농도의 각종 주사제를 희석해 체내에 나르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국내에서는 JW그룹, inno.N(HK이노엔), 대한약품 등을 주요 수액 생산·판매 업체로 꼽을 수 있다.

이들 세 업체의 2020년 수액 매출(내수+수출)을 합산하면 약 3927억 8500만원으로, 2019년(3801억 4100만원) 대비 약 3.2%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3563억 7700만원에서 10.2%까지 매출이 증가한 전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차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매년 가장 큰 폭으로 급성장 중이던 HK이노엔이 잠시 발을 뒤로 뺐다.

2019년에는 기초수액과 영양수액 각각 44.7%(357억 8600만원→517억 6800만원), 67.5%(134억 8400만원→225억 8000만원)라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였지만 2020년은 상황이 달랐던 것.

HK이노엔의 지난해 기초수액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감소한 448억 5100만원에 머물렀다.

단, 영양수액 매출은 233억 1300만원으로 3.2% 소폭 상승했지만 2018~2019년 매출액 상승률(66.4%)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주요 수액 업체 매출 현황

JW중외제약은 기초수액 내수 매출이 10.8%가량 하락해 2019년 900억 5500만원에서 올해 803억 4300만원으로 감소했다.

HK이노엔과 마찬가지로 영양수액의 경우 기초수액과 달리 상승했는데, 2019년 950억 4200만원에서 5.1% 증가한 999억원을 기록했다.

대한약품은 기초수액과 영양수액 합산 총 1289억 37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는 전년 1317억원에서 2.1% 하락한 수치다.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액 증가율이 3.3%였던 것과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수액 수출은 JW중외제약이 가장 앞서고 있다.

2018년 9억 8800만원, 2019년 16억 2900만원, 2020년 27억 9700만원으로 매년 수출액 규모를 갱신 중인 것.

수출액 증가율도 2018~2019년 64.9%, 2019~2020년 71.7%로 지속 상승 중이며, 사실상 국내 수액 수출액의 대부분(80% 이상)을 JW중외제약이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한약품도 수액을 수출하고 있지만 그 양이 미미하고, 심지어 2019년 6억 5400만원에서 2020년 5억 7800만원으로 11.6%가량 감소했다. HK이노엔은 별도의 수액 수출액이 집계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병·의원 내원 환자가 줄어든 것을 수액제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병원에서 주로 쓰이는 기초수액 매출이 저조했지만, 원가와 판매가의 차액(마진)이 큰 종합영양수액 매출이 늘어 수익성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내다봤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줄어 기초수액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점차 회복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영양수액은 경쟁사 제품 허가 취소 등의 사유로 시장점유율이 소폭 상승해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도 "지난해 병원 병상가동률이 하락하고 수술 건수도 크게 줄어 내수 수액 매출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며 "영양수액은 다양한 학술적 근거가 쌓이면서 매출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양수액은 수술 후 입원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장영양공급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보조적 영양요법제(SPN)로의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수출의 경우, JW중외제약 '위너프'가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제 본고장인 유럽시장에 진출하고 베트남 등에서 이미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게 전체 수액수출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JW그룹 관계자는 "중국 심시어제약과도 영양수액 기술수출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도 수액제제, 소재, 설비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액사업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