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APNM 2020서 가이드라인 초안 공개
비만한 환자에 체중감량 권고...장기간 유지요법에 온디맨드 요법 주목
"P-CAB 효과, PPI에 비열등"....GERD 환자의 초치료에 P-CAB 등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국내 위식도역류질환(GERD)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기 위해 위장관질환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친 가이드라인 초안이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컨센서스 미팅의 결과로 나온 이번 가이드라인 초안은 체중감량과 같은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를 다룬다. 이번 합의문은 약물치료에 대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치료뿐만 아니라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CAB) 치료에 대한 권고사항도 개정했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KSNM)는 지난 8월 14일부터 이틀간 개최한 APNM 2020(8th Asian Postgraduate Course on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학술대회에서 GERD 서울컨센서스 미팅의 내용을 공개했다. 학회는 서울컨센서스 미팅에서 도달한 GERD 가이드라인 초안을 검토해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대목동병원 정혜경 교수(소화기내과)에 따르면 가이드라인 초안은 GERD와 표현형(phenotype)에 대한 근거를 기반으로 GERD를 관리하기 위한 맞춤치료에 초점을 뒀다. 

정 교수는 "PPI는 식도염 또는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에 적합할 수 있지만 다른 표현형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모든 환자가 산 억제 증가로 혜택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전문가 32명은 작년 6월부터 진단·치료 권고사항들을 검토하고 적절한지 투표해 80% 이상이 동의하면 가이드라인 초안에 등재했다. 전문가들이 재평가한 권고사항은 총 23개였으며 △GERD 정의·역학 △GERD 진단 △GERD 치료로 분류됐다. 문항들을 재평가한 결과, 추가로 합의가 필요한 문항 4개를 제외하고 19개가 개정됐다. 

GERD 약물치료에 대해 발표한 연세의대 이상길 교수(소화기내과)는 먼저 비약물 치료를 강조하면서 비만한 GERD 환자에 체중감량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GERD 유병률은 비만한 환자에서 1.73배 더 높으며, 국내 연구 결과 체중감량은 GERD 증상을 유의미하게 완화되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 교수는 이어 GERD 약물치료 권고사항들을 설명했다. 2012년 가이드라인은 미란·비미란 GERD 증상을 완화하는데 PPI가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라고 권고했고 2013년 미국소화기학회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실린 2013년 미국 GERD 가이드라인도 미란성 식도염을 치료하는 데 8주 PPI 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코크란 리뷰를 포함한 PPI 근거를 검토하면서 "PPI는 미란성 식도염 증상완화 및 치유에 최적요법으로 간주된다"며 "특히 H2RA와 비교했을 때 PPI는 미란성 식도염 환자에서 개선된 치유율과 낮은 재발률이 연관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교수는 20~40%의 GERD 환자가 PPI 표준용량에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GERD라며 이런 환자군에 PPI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더블도즈(double-dose)' 요법의 권고사항을 설명했다. 

2013년 미국 GERD 가이드라인은 불응성 GERD에 약물치료의 시기와 횟수를 조정한 맞춤치료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PPI 용량을 1일 2회로 늘리거나 다른 PPI 약물로 전환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권고사항의 근거수준(level of evidence, LoE)은 낮지만 강도(strength of recommendation, SoR)는 높았다. 

따라서 국내 전문가들은 표준용량 PPI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에 더블도즈 요법의 효과를 검토한 RCT 3개를 기반으로 불응성 GERD에 PPI 더블도즈를 중간 근거수준과 낮은 강도로 권고했다(문항 16번, 컨센서스 82.2%). 

이어 이 교수는 GERD는 만성질환으로 약물치료 후에도 재발하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요법(maintenance treatment)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온디맨드 요법(on-demand)', '간헐적 요법(intermittent therapy)', '한계치 요법(threshold therapy)' 등 장기간 유지요법들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의견은 확립되지 않았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온디맨드 PPI 요법과 지속적 PPI 요법을 비교하는 RCT 8개를 검토해 온디맨드 요법이 지속요법과 유사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문항 17번, LoE: 중간, SoR 낮음, 컨센서스 84.4%). 

이어 한림의대성심병원 서승인 교수(소화기내과)는 비약물요법과 PPI 외의 약물요법에 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이 중 P-CAB에 대한 권고사항이 발표됐다. 

서 교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네 편의 RCT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GERD 초치료에 P-CAB, PPI는 유사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문항 22번, LoE: 중간, SoR: 강함, 컨센서스 93.3%).

전문가 패널은 일본 연구팀(2), 중국 연구팀(1), 국내 연구팀(1)이 진행한 네 편의 RCT를 검토했다. 일본, 중국 연구팀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미란성 식도염 치료에 P-CAB(보노프라잔)은 PPI(란소프라졸) 대비 비열등했다. 아주대병원 이광재 교수팀이 미란성 식도염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RCT에서도 P-CAB(테고프라잔)은 PPI(에소메프라졸)에 비열등했다(RR 1.00, 0.97-1.03). 

서울컨센서스 미팅에 참여한 정 교수는 "근거를 기반으로 GERD와 표현형을 최대한 이해하려 했다"며 "이번 가이드라인 초안은 GERD 관리에 맞춤치료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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