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임홍의 교수, 약제와 마취 없이 시술 성공
방사선 노출 없어 임신부, 소아, 노약자 부정맥 환자에 적합

퇴원하는 임신25주 심실빈맥 환자 부부와 임홍의 교수, 담당 간호사
퇴원하는 임신25주 심실빈맥 환자 부부와 임홍의 교수, 담당 간호사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한림대성심병원 부정맥센터 임홍의 교수(순환기내과)가 임신 25주 심실빈맥 환자를 국내 최초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 기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한림대성심병원에 따르면 환자는 이미 의식소실이 동반된 멈춤없는 빠른 심실빈맥 상태였다.

심실빈맥은 심실에서 발생하는 매우 빠른 악성 부정맥이다.

심장이 피를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선 정상적인 심장 박동수를 유지해야 한다. 심장이 매우 빨리 뛰게 되면 수축만 하고 이완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심장 내에 피가 모이지 않아 온몸으로 적정량의 피를 보낼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심실빈맥이 멈추지 않으면 혈압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심장기능이 상실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른다.

처음 외래로 내원했던 이 환자는 기계식 혈압계로 혈압이 거의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저혈압 상태였다.

환자는 아기를 지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임 교수는 약제와 마취 없이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성공했으며 다음날 환자의 혈압은 정상범위에 올라왔다.

시술을 진행중인 임홍의 교수
시술을 진행중인 임홍의 교수

부정맥 시술은 통상적으로 X-ray 투시 영상의 도움을 받아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임홍의 교수는 작은 크기의 심장 내 초음파(intracardiac echocardiography, ICE) 영상만으로 고난이도 부정맥 시술을 시행한다.

이때 3차원 고해상도 맵핑 시스템(3D mapping system)을 접목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함으로써 부정맥 시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고해상도 3D 맵핑 시스템은 컴퓨터상에 3차원적 가상의 심장 공간을 만들어 심장 내 전극도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부정맥이 유발되는 부위와 통로를 정확히 찾아 치료하게 한다.

이 시술법은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어 임신부나 성장을 앞둔 소아, 노약자 등의 부정맥 환자에게 매우 적합하다.

임홍의 교수는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은 X-ray 투시 영상 없이 심장 내 초음파를 허벅지 정맥을 통해 심장 내에 위치시켜 심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시술을 안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어 임신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맥은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임신부라고 시술을 미루거나 아이를 포기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임홍의 교수는 국내 유일의 심장 내 초음파(ICE) 공인 지도전문가 프록터(proctor)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만 500례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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