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유방밀도에 따라 유방조영술 횟수에 대한 연구
40세 때 치밀유방인 여성은 75세까지 1년마다 검사해야
"다른 위험 요인 제외한 분석이라 잘못된 접근"비판도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치밀유방(dense breast)인 여성은 유방조영술을 몇 살부터 해야할까? 이에 대한 논란이 또 시작됐다. 

현재 미국질병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는 40대 여성에겐 유방조영술 촬영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이 권고안은 유방암 위험 등 추가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 Tina Shih 박사팀이 40세 때 치밀유방인 여성은 75세까지 1년마다, 치밀유방이 아닌 여성은 50세~75세까지 2년마다 유방조영술을 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논쟁이 다시 일기 시작했다. 

이 연구는 미국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온라인에 게재됐다.

가장 비용 대비 효과적인 유방조영술은 몇 살부터?

연구팀은 여성의 나이와 유방밀도(breast density) 등을 계층적으로 나눠 분석하고, 선별검사에 소요되는 비용 대비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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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는 BI-RADS(Breast Imaging Reporting and Data System)를 사용했고, 이중 C(이질적 치밀유방)와 D(매우 치밀유방) 카테고리를 이용해 여성의 유방 상태와 유방조영술 횟수를 7가지로 분류했다.

BI-RADS란 유방암 선별과 진단에 사용하는 유방촬영, 초음파 등이 결과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판정하고 보고하는 방법이다.

▲선별검사 하지 않음 

▲50~75세 동안 3년마다 유방조영술(T50)

▲50~75세 동안 2년마다 유방조영술(B50)

▲50세 때 치밀유방인 여성을 50~75세까지 매년 유방조영술 + 50세 때 치밀유방이 아닌 여성은 50~75세까지 3년마다 실시한 것을 계층화(SA50T50).

▲50세 때 치밀유방인 여성을 50~75세까지 매년 유방조영술 + 50세 때 치밀유방이 아닌 여성은 50~75세까지 2년마다 실시한 것을 계층화(SA50B50).

▲49세 때 치밀유방인 여성을 40~75세까지 매년 유방조영술 + 40세 때 치밀유방이 아닌 여성을 50~75세까지 3년마다 실시한 것을 계층화(SA40T50).

▲40세 때 치밀유방인 여성을 40~75세까지 매년 유방조영술+ 40세 때 치밀유방이 아닌 여성이 50~75세까지 2년마다 실시한 것을 계층화(SA40B50). 

40세 때 치밀유방이 의미하는 것은?

연구결과 SA40B50이 가장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권고되는 B50과 비교했을 때, SA40B50은 질보정생존연수(QALY) 당 3만 6200달러의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를 나타냈다.

QALY는 어떤 의학적 처치 등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얻게 되는 삶(수명)을 질적, 양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다.  ICER는 QALY 증가에 따른 추가 가격으로 처치의 효과가 한 단위 증가하는데 드는 비용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 수치는 QALY 당 10만 달러 즉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불의사금액 한계치(willingness-to-pay threshold) 안에 있기 때문에 7가지 중 가장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선별검사를 하지 않은 군과 비교했을 때, 여성의 일생 동안 평균 유방조영술 횟수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유방조영술을 실시하는 T50 일 때 7회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선별검사를 하는 시기에는 22회로 증가했다. 

또 선별검사를 하지 않은 군과 선별검사가 유방암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T50이었을 때는 1000명 당 8.6명이 유방암으로 인해 사망했지만, SA40B50일 때는 1000명당 13.2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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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위양성 결과와 과잉진단이 증가했는데, T50에서 평균 위양성은 1000명당 141.2명, SA40B50에서 1000명당 567.3명이었다. 과잉진단율 역시 12.5%에서 18.6%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모든 여성이 40세에 유방조영술을 받기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단지 유방밀도와 개인적인 위험 등을 고려해 유방조영술의 기준점을 40세로 잡아야 한다고 것"이라고 말했다.

"유방 밀도에 근거한 연구는 잘못"

이번 연구의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모든 여성이 치밀유방이거나 유방암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방밀도에 근거한 계층적 위험을 분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Karla Kerlikowske와 Kirsten Bibbins-Domingo 박사팀은 선별검사 전략을 수립할 때 다른 위험요인을 제외한 채 유방치밀도만 고려한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erlikowske 팀은 "유방조영술 후 음성인 여성 중 치밀유방 여성 4분의 1 정도만 침습성 암을 놓칠 위험이 있다"며 "치밀유방 여성 대부분은 50~75세 사이에 2년마다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지, 매년 받거나 부가적인 영상촬영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비판에 연구팀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연구팀은 "Kerlikowske 등이 주장하는 것이 훨씬 비용 대비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여성들이 더 나이 들기 전에 40세에 자신들이 치밀유방인지 알아보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C와 D 카테고리에 포함된 여성은 모두 유방암 위험이 높고, 유방 밀도 등급이 낮은 여성을 무시한다고 해도 유방암 평균 위험이 높은 사실은 해결할 수 없다"며 "유방암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개별 위험을 분류화한 선별검사 전략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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