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고려의대 연구팀,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양 가능 기간 연구
방역당국, "증상 발현 시점 개인에 따라 판단 달라 기준 바꿀 계획 없어"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의료진이 코로나19(COVID-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 기간이 증상 발현 이후 12일 이내라는 주장을 내놨다.

중앙대병원 김민철·정진원·최성호 교수(감염내과)는 고려의대 박만성 교수(미생물학교실) 연구진과 함께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양 가능 기간(Duration of Culturable SARS-CoV-2 in Hospitalized Patients with Covid-19)'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2일 이같이 밝혔다.

(왼쪽부터)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최성호·김민철, 고려의대 미생물학교실 박만성 교수.
(왼쪽부터)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최성호·김민철, 고려의대 미생물학교실 박만성 교수.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 74.699)'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가 언제까지 감염력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앙대병원에 입원한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상기도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양해 '감염력 바이러스(viable virus)' 배출 정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확진 환자에서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 되기까지는 증상 발현 이후 34일(중간값)이 소요됐다. 

반면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배양검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제거되기까지는 7일(중간값)이 걸렸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 발현 이후 최장 12일까지 배양됐다. 

즉,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전파 가능 기간은 증상 발현 이후 중간값 7일, 최대 12일까지인 것으로 확인된 것.

이와 관련 박만성 교수는 "연구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50%에서 증상 발현 이후 1달 이상 PCR 검사 양성을 보였지만 바이러스 배양으로 검사했을 때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는 증상 발현 이후 1주일 내에 소실됐다"고 설명했다. 

정진원 교수는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서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는 증상 발현 이후 최장 12일까지 검출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의 적절한 격리기간을 정하고, 밀접접촉자의 이차전파 위험성을 평가하는 데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번 연구가 격리 해제 기준 등 지침 수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관리청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기준을 바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증상 발현이라는 것 자체가 조금 애매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경증 증상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본인이 증상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계산하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감염전파 가능 기간을 증상 발현 이후 5일가량으로 보고 있다.

이 단장은 "평균 5일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가장 흔하게 예측할 수 있는 감염의 기간이 5일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미국의 기준에 따르면 보통 10일 이내까지 감염력이 인정될 수 있고 그 이후로는 확률이 낮아져 실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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