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정윤식 기자
취재부 정윤식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지난해 1월부터 유행한 코로나19(COVID-19)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맞이한 2021년 신축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연초마다 기업들이 한해 목표와 비전을 발표하는 시무식이 지나고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는 뜻이다.

이중 임원 인사의 결과에 따라 해당하는 부서 혹은 그 기업의 미래 활동 계획이 시무식 때보다 더욱 구체화되고 본격적인 시행 준비에 돌입한다.

최근 새로운 임원을 맞이한 일부 제약사가 2021년 영업 실적 목표를 비현실적으로 세웠다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심지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목표로 책정해 직원들마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단다.

일반적으로 목표는 다소 높을수록 좋은 게 맞다. 예를 들어 2배의 실적을 목표로 잡아야 1.8배, 1.5배, 1.2배, 아무리 못해도 직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아직도 유효한 현 상황에서 과도하게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은 자칫 허무맹랑한 장난처럼 들릴 수 있다.

1월~2월은 국내 제약사가 지난 한 해 성적표를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시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잠정실적 공시는 제약업계에 다시 한번 2020년을 되새겨보고 2021년 다짐을 점검하는 계기가 된다.

업계는 예상치 못하게 길어진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한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에 하던 영업활동과 마케팅을 마음 놓고 진행할 수 없었고,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과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계획한 사업에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

그런데도 제약사의 2020년 실적은 처참한 수준까진 아니라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아직 잠정실적이 공시되지 않은 곳도 있고, 기업의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지만 2020년을 코로나19에 통째로 잠식당한 것 치고는 유의미한 성과를 이룬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업계 스스로가 코로나19로 성큼 다가온 비대면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에 맞춘 체질 개선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기 때문이다.

업체에 따라 달랐겠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 탓에 연초에 세운 목표를 여러 번 수정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전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곳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새해가 되자마자 마치 코로나19가 종식된 것 마냥 2021년 목표를 현실성 없게 책정하는 것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지름길이다.

아울러 감염병 악재 속에서 겨우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실무자 나아가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적어도 기업이라면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시기에는 현실성 있는 목표를 통해 불확실성을 최대한 해소하는 경영방침을 지향해야 한다.

2021년은 아직 코로나19가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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