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8월 29일~9월 1일 열려…슬로건은 'The Digital Experience'
나흘간 핫 라인 세션에서 13개 연구 공개…새로운 가이드라인 4개 발표 예정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 전경. 올해 학술대회(ESC 2020)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온라인으로 열린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 마지막날 전경. 올해 학술대회(ESC 2020)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온라인으로 열린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혈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연구가 대거 발표되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ESC 2020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나흘간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올해 학술대회의 슬로건은 'The Digital Experience'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전 세계 심혈관 전문가들이 심혈관 관련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학술대회로 변경되면서 심장학계가 가장 주목하는 연구들이 이름을 올리는 '핫 라인(Hot Line) 세션' 규모는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27개 연구가 선을 보였지만 올해는 13개의 연구가 발표된다. 

핫 라인 세션에서 발표되는 새로운 연구는 줄었지만, SGLT-2 억제제부터 코로나19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뤄 양질의 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부전·콩팥병에 '도전장' 내민 SGLT-2 억제제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 홈페이지 캡쳐.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 홈페이지 캡쳐.

올해 학술대회는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핫 라인 세션의 서막을 여는 연구는 'EMPEROR-Reduced'다.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제품명 자디앙)이 심부전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지 평가한 임상 3상으로 29일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지난 7월 발표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엠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췄다.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에 이어 엠파글리플로진이 HFrEF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심장학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SC 2019를 빛낸 주인공으로 꼽혔던 다파글리플로진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된다. ESC 2020에서는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만성 콩팥병 환자를 타깃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DAPA-CKD'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이 연구는 다파글리플로진의 효능 및 안전성이 예상보다 일찍 확인되면서 지난 4월 연구가 조기종료됐다.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다파글리플로진은 제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신장기능 악화 또는 사망 위험을 낮췄다. 최종 결과는 30일 발표된다.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굳히기' 나선 세 가지 약물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발돋움하거나 자리를 굳히기 위한 세 가지 치료제의 임상연구 결과도 주목할만하다. △마바캄텐 △사쿠비트릴/발사르탄(엔트레스토) △콜키신 등이 그 주인공이다. 

29일에는 폐쇄성 비대심근병증 치료 신약인 마바캄텐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EXPLORER-HCM' 임상 3상 결과가 공개된다.

마바캄텐은 심장 근육세포의 수축을 유도하는 심장 미오신(cardiac myosin)의 알로스테릭 조절제다. 마바캄텐이 폐쇄성 비대심근병증 환자의 좌심실 폐쇄를 줄이거나 증상을 개선했다는 탑라인 결과가 5월 공개되면서 구체적인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30일에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사쿠비트릴/발사르탄(엔트레스토)과 레닌안지오텐신시스템(RAS) 차단제인 에날라프릴, 발사르탄을 비교한 'PARALLAX' 결과가 나온다. 

31일에는 항염증제인 콜키신을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2차 예방을 위해 저용량으로 투약할 수 있을지 검증한 'LoDoCo2' 결과가 발표된다.

예비연구에서 저용량 콜키신은 심혈관질환 2차 예방 효과가 있으며 안전하다고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저용량 콜히친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허혈로 인한 혈관재개통술 등 위험을 낮추는지 평가했다.

심혈관중재술 후 약물치료는 어떻게?

심혈관중재술을 받은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치료전략을 평가한 두 편의 연구 결과가 30일 연이어 공개된다.

먼저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협심증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바스티난)의 증상 개선 효과를 평가한 'ATPCI' 결과가 나온다. 

협심증 환자의 약 30%는 성공적인 혈관재생술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된다고 보고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혈역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트리메타지딘이 PCI 후 협심증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면서 예후를 향상시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0)에 공개됐던 'POPULAR TAVI'가 ESC 2020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 후 아스피린을 기반으로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 병용 여부에 따른 예후를 비교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 전경.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9) 전경.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예방전략 관심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29일에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 항부정맥제 또는 전극도자절제술 등을 시행하는 리듬 조절 전략(rhythm control)을 조기에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EAST-AFNET 4' 결과가 발표된다. 

현재까지 리듬 조절 전략이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 이번 연구에서는 리듬 조절 전략이 심방세동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뇌졸중,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을 막을 수 있는지 일반적인 치료(usual care)와 비교했다.

이와 함께 9월 1일에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이 심방세동 환자의 경구용 항응고제 처방을 늘릴 수 있는지 평가한 'IMPACT-Afib' 결과가 발표된다.

코로나19 환자 ACEI/ARB 복용해야 할까?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이슈가 됐던 항고혈압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 

다음 달 1일에는 코로나19 환자가 항고혈압제인 ACEI/ARB 치료를 중단 또는 지속해야 할지 평가한 'BRACE CORONA' 결과가 베일을 벗는다. 브라질에서 500여 명 환자를 모집해 진행한 다기관 무작위 임상 4상이다.

ACEI와 ARB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포 내 침입 시 이용하는 수용체인 ACE2 발현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가 ACEI와 ARB 치료를 중단한 경우 예후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환자를 ACEI/ARB 치료 지속군과 30일간 일시적 중단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30일 동안 평균 생존 기간 및 퇴원까지 기간을 비교했다.

새로운 ESC 가이드라인 공개

아울러 새로운 ESC 가이드라인 4개가 이번 학술대회를 장식할 예정이다. 

학술대회에서는 △비ST분절상승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심방세동 △성인 선천성 심질환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스포츠 심장(Sports Cardiology)과 신체활동 등에 대한 ESC 가이드라인이 29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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