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0] 노바티스, PARAGON-HF 실패 후 '엔트레스토 vs RAS 억제제' 쇼다운에 엇갈린 결과
엔트레스토, RAS 억제제보다 NT-proBNP를 약 16% 감소...활동기능 능력은 개선 못 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는 최근 HFpEF을 겨냥한 PARALLAX 임상에서 2개의 '공동 1차 목표점(co-primary endpoint)' 중 1개만 도달했다.

즉 엔트레스토는 RAS 억제제보다 환자의 NT-proBNP 수치를 감소시켰지만 동등하게 중요한 운동능력과 삶의 질(QoL)을 개선하지 못했다. 이번 임상 결과는 지난 30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0)'에서 발표됐다.

Charite-Universitatsmedizin Berlin 대학병원 Burkert Pieske 교수가 ESC 2020에서 30일 PARALLAX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ESC 2020 갈무리.
Charite-Universitatsmedizin Berlin 대학병원 Burkert Pieske 교수가 ESC 2020에서 30일 PARALLAX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ESC 2020 갈무리.

HFpEF는 절반의 심부전 환자에 영향을 미치며 고령화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할 전망이다. HFpEF는 숨 가쁨, 운동능력 저하, 삶의 질 저하, 빈번한 병원 재입원과 같은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현재 HFpEF에 사망률을 낮추거나 질환을 완치하는 치료제는 없으며 그 대신 동반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ACE 억제제·ARB 등을 포함한 RAS 억제제가 사용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이뇨제가 사용된다. 

이에 작년 7월말 엔트레스토를 개발한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HFpEF 환자 상대로 진행한 PARAGON-HF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PARAGON-HF는 엔트레스토가 ARB인 발사르탄보다 HFpEF 관한 입원·사망을 낮추는지 검토했지만 엔트레스토는 1차 목표점 도달하지 못했다.

적응증 확대에 필요한 결과를 획득하지 못하자 노바티스는 임상현장에서 HFpEF 환자는 ARB만 복용하지 않고 ACE 억제제를 복용하고 RAS 억제제를 아예 복용하지 않아 세 가지를 비교 대상으로 설정해 PARALLAX를 진행했다. 

따라서 24주·무작위 배정·ACT(active-controlled)·병행그룹 임상인 PARALLAX는 엔트레스토를 ARB인 발사르탄, ACE 억제제인 에날라프릴(enalapril)과 위약(placebo)에 비교한 것이다. 

연구진은 LVEF 수치가 40% 이상인 HFpEF 환자 2572명이 엔트레스토를 복용하거나(엔트레스토군, n=1286) 발사르탄·에날라프릴·위약 중 기존에 복용하고 있던 치료제 중 하나를 복용하도록(대조군, n=1286) 1:1 무작위 배정했다. 

환자 평균 나이는 73세, 51%는 여성이었다. 베이스라인에서 LVEF 수치는 56%였다. 

공동 1차 목표점은 심부전 중증도와 활동기능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설정됐으며 이는 ①베이스라인부터 12주까지의 NT-proBNP 변화 ②베이스라인부터 24주까지의 '6분 내 걷는 거리' 변화로 정의됐다.

그 결과, 엔트레스토는 첫 공동 1차 목표점에 도달했지만, 두 번째 공동 1차 목표점은 도달하지 못했다. 

첫 번째의 공동 1차 목표점인 NT-proBNP는 12주 후 대조군에 비교했을 때 엔트레스토군에서 16.4% 더 감소됐다(p<0.0001). 그러나 24주 시점에서 두 번째의 공동 1차 목표점인 6분 내 걷기 평가에서는 대조군과 엔트레스토군 간 차이가 없었다.  

엔트레스토군·대조군은 모두 6분 내 걷기 시험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였지만 대조군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엔트레스토군 9.7m vs. 대조군 12.2m). 다만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평균 차이 -2.5m, 95% CI -8.5~3.5, p=0.79). 

캔자스대학 심근병증 설문지(KCCQ)로 평가된 삶의 질도 24주 시점에서 엔트레스토는 대조군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aOR 1.11, 95% CI 0.83-1.48, P=0.25).

심각한 유해사건(SAE)은 두 그룹 간 유사했으며 심부전이 가장 흔히 나타났다. 

그러나 30일 PARALLAX에 참여한 독일 Charite-Universitatsmedizin Berlin 대학병원 Burkert Pieske 교수에 따르면 엔트레스토군보다 대조군에서 심부전이 더 많이 나타났다. 이에 연구진은 사후분석을 통해 엔트레스토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절반으로 줄인다고 밝혔다(HR 0.49, 95% CI 0.30-0.81, P=0.005). 

또 사후분석에 따르면 엔트레스토군에서 신장기능 저하가 24주 시점에 유의미하게 덜 발생했다(1.10, 95% CI, 0.02-1.99, P=0.0158). 

이에 Pieske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엔트레스토군이 RAS 억제제보다  NT-proBNP 수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고 보여줬지만 엔트레스토는 6분 내 걷기 평가에서 추가적인 혜택이 없었으며 KCCQ는 두 그룹에서 개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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