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여성, 남성보다 간이식 대기 중 사망 위험 높고 DDLT 적어"
아산병원 정동환 교수 "간이식 배정, 성별보다 정확한 MELD·간 크기 측정 중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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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미국 내 간이식 배정 비율이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장기조달이식네트워크(OPTN) 데이터에 보고된 간이식 대기자 명단을 후향적 코호트 연구한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간이식 대기 중 사망 위험이 높았고 뇌사자간이식(DDLT)을 받을 가능성은 적었다. 

지난달 20일 JAMA Surgery 온라인판에 실린 미국 앨라배마 대학병원 Jayme E. Locke 교수 연구팀은 임상적 또는 지리적 특징과 관련해 간이식 대기 중 사망 및 DDLT에서의 성별 차이 비율을 측정했다.

연구는 2013년 6월~2018년 3월 미국 장기조달이식네트워크(OPTN)에 보고된 18세 이상 간이식 대상자 명단을 활용했다. 

1차 종료점으로 대기자 명단 사망률과 DDLT가 포함됐다. 연구는 다변량 콕스 비례위험모형으로 분석했다. 지리적 위치, MELD 점수, 대기자 신체지수, 간 크기 등에 대한 성별 차이 비율을 측정하기 위해 반비례 위험 가중치(IORW)를 활용했다.

간이식만을 받는 대기자 8만 1357명 중 여성은 36.1%였고, 남성은 63.9%였다. 여성의 평균 나이는 54.7세, 남성은 55.7세였다. 

신체지수·간 크기·MELD, 대기 중 사망 위험 및 DDLT와 연관돼 

연구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간이식 대기 중 사망 위험이 8.6% 더 높았고(95% CI 1.04~1.18), DDLT를 받을 확률이 14.4% 더 낮았다(95% CI 0.84~0.88). 

이식대기자의 신체지수와 간 크기는 성별에 따른 대기 중 사망 위험 및 DDLT를 받을 가능성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여성 이식대기자의 신체지수에 따라 대기 중 사망 위험은 125.8% 증가했고 DDLT는 49% 감소했다. 

장기 배정 시 측정한 MELD 점수는 대기 중 사망 위험에서 성별에 따른 증가와 연관됐고, 여성은 남성보다 1.14배 증가했다. DDLT를 받을 가능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10.3% 적었다(95% CI 0.86~0.88).

장기구득기관(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은 지리적 특징과 연관됐는지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로, 여성의 대기 중 사망 위험은 남성보다 22.1% 높았다(95% CI 1.09~1.30). DDLT와 지리적 특징이 연관됐는지에 대해서는 측정할 척도가 없었다. 

Locke 교수는 "간이식 배정에서 나타나는 성별 격차는 지리적 차이로만 완화될 수 없다"며 "연구 결과, 여성의 질병 중증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MELD 점수에 한계가 있었고, 이식 대기자의 신체지수와 간 크기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점도 크게 연관됐다"고 밝혔다.

간이식 배정, 성별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MELD·간 크기 측정

2018년 질병관리본부 장기등 이식 및 인체조직 기증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간 이식 대기자의 평균 대기시간은 남성 1989일, 여성 2106일로 여성은 남성보다 대기시간이 117일 더 길다. 

반면 2019년 5월 31일 기준 누적 간이식 대기자 총 5622명 중 남성은 3838명, 여성은 1784명으로 여성이 더 적었다. 

국내 간이식 전문가는 MELD 점수와 간 크기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동환 교수(간이식·간담도외과)는 "국내도 MELD 시스템을 기준으로 간이식 대기자의 응급도를 구분하고 있다"며 "MELD 점수는 혈청 크레아티닌, 혈액응고 시간, 빌리루빈 수치로 산출하며 이 중 크레아티닌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항목보다 높다. 크레아티닌의 변화는 신기능과 관계없이 나이, 성별, 근육량 등에 영향을 받으며 같은 신기능을 가졌어도 근육량이 적으면 과대평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편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량이 많아 크레아티닌 농도가 조금 더 높다. 이에 여성은 상대적으로 MELD 점수가 낮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간은 고형 장기라 체격이 작은 사람에게 큰 간을 붙이기 어렵다"며 "체격이 큰 남성 뇌사자는 간 크기가 너무 커 여성에게 이식이 힘들고, 간절제술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수술이 까다로워 굉장히 드물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간이식 배정에 대해 성별 차이로 접근하기보단 MELD 점수와 체격에 따른 간 크기를 측정이 정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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