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 체결
글리벡 제네릭, 시장서 존재감 無...낮은 신뢰도 영향 

노바티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유한양행이 노바티스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의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도약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유한양행은 19일 노바티스와 글리벡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 및 공동판촉 계약을 체결했다(관련기사 : 유한양행, 항암제 '글리벡' 도입으로 매출 끌어올린다).

글리벡은 그동안 연평균 900억원의 매출을 올려온 대형 품목이었지만, 2013년 6월 특허가 만료됐다. 

특허만료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글리벡 제네릭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했다. 

실제로 부광약품 프리벡을 시작으로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등 15개 제약사가 글리벡 제네릭 허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종근당 루키벡, 보령제약 글리마, HK이노엔 케어벡, 제일약품 류코벡, JW중외제약 제이티닙, 한미약품 글리티브 등 6개 제품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제네릭 의약품은 이매티닙 전체 시장의 4.75%(2019년 기준)의 점유율에 그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리벡은 2018년 433억원, 2019년 46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인하, 제네릭 출시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반면 제네릭은 여전히 고전 중이다. 

보령제약 글리마가 지난해 제네릭 중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음에도 16억원에 불과했다. 

이외에 JW중외제약 제이티닙 4억원, HK이노엔 케어벡 2억원, 한미약품 글리티브 1억원 등이 뒤를 이었고, 종근당 루키벡과 제일약품 류코벡은 1억원을 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매티닙 전체 시장의 성장률 9%에 비해 제네릭 의약품의 성장률은 25.5%(18억 6400만원→23억 4000만원)로 높지만, 절대 액수에서 한참 밀리는 형국이다. 

업계는 시장에서 글리벡 제네릭이 존재감을 펼치지 못하는 이유를 안전성에서 꼽는다. 

국내 제약사들은 글리벡 제네릭을 시장에 내놓으며 '가격 경쟁력'을 적극 내세웠지만, 항암제라는 특성상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더 중시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리벡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다른 화학식 구조를 갖고 있다.

생동성실험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환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부작용이나 효과를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업계는 글리벡이 유한양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항암제는 안전성을 고려해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의료진은 환자를 우선하는만큼 항암제는 오리지널 대비 가격경쟁력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면역항암제 영업마케팅 경험이 없지만, 탄탄한 영업력을 갖고 있다"며 "일부 고형암 치료제를 판매한 경험과 글리벡의 실적이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한양행이 집계·발표한 글리벡의 지난해 매출은 약 520억원으로, 2019년 사업연도 매출액 1조 4804억원의 3.5%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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