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수술 후 환자 청력 보존 여부 예측 시스템 개발
머신러닝 통한 수술 전·후 예측으로 개인 맞춤 치료 가능

연세의대 문인석 이비인후과 교수(왼쪽)와 차동철 강사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청신경종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맞춤형 치료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환자 개개인의 수술 후 결과 예측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연세의대 문인석 교수·차동철 강사 연구팀(이비인후과)은 청신경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환자의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19일 밝혔다. 

청신경종양은 청각전정신경에서 발생해 소뇌 쪽으로 자라는 뇌신경종양으로 청력감퇴, 난청, 어지럼증 등 청신경 압박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종양이 점점 커져 악화될 경우 뇌간을 압박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청신경종양의 치료법은 수술 및 감마나이프 치료가 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치료도 시도되고 있으나 종양의 기원이 청각신경이므로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할지라도 청각을 항상 보존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지난 10년간(2007년~2017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청신경종양으로 수술 받은 317명의 환자 중 청력 보존술을 받은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 시스템은 수술 전 시행한 청력검사, 평형기능검사, 자기공명영상에서 얻은 수술 전 종양의 크기, 위치, 청력, 어지러움 정도, 주치의가 선택한 수술방법 등을 입력하면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서포트벡터머신, 랜덤 포레스트, 부스팅, 딥러닝 기반의 다양한 모델들의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 중 딥러닝 기반 모델의 경우 90%의 높은 정확도로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림 상단 좌측은 딥러닝 모델(DNN)을 이용해 90%의 정확도를 달성한 모습, 상단 우측은 서포트벡터머신(SVM)을 이용해 62%의 정확도 달성한 모습. 파란색 음영 부분은 예측 결과와 실제 결과가 일치한 수를 말한다. 왼쪽 상단 DNN모델 이용결과 50명의 환자 중 예측과 실제 결과가 일치한 것은 45명인 것을 알수 있다.

결과를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의 단어 인식 점수, 전정유발근전위 비대칭 정도, 종양의 크기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설계된 예측 모델을 사용한다면 수술 전 환자의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해 환자와 정확한 결과 상담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수술 후 청력 보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뇌에 악영향을 미치기 전까지 수술을 보류하는 전략을 세우거나, 반대로 종양 제거술과 함께 청력을 회복시키는 청각 임플란트 수술을 동시에 고려하는 등의 대책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번 예측 모델 개발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 대한 수술 예후를 예측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머신러닝이 의학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면 기존 예측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급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 4.01)'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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