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의대 이종대 교수, 천연물질 이용한 치료제 개발 세계 최초 제시

▲ 순천향의대 이비인후과 이종대 교수

국내 연구팀이 희귀질환인 '2형 신경섬유종증'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순천향의대 이종대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가 천연물질을 이용한 인간 신경초종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2형 신경섬유종증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보였다. 

최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1형 신경섬유종증을 앓고 있는 심현희 씨의 사연이 소개돼 9억 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인 바 있는데, 1형은 주로 피부에 생기는 종양인데 비해 2형은 주로 뇌와 척수에 종양이 생겨 환자에게 훨씬 더 치명적인 희귀질환이다.

2형 신경섬유종증의 대표적인 병인 '양측 청신경종양'은 종양이 커지면 양측 청각 장애를 가져오고, 다른 뇌신경 및 척수에 종양이 성장하면 뇌신경장애 및 상-하지 마비 등을 초래한다. 

현재 2형 신경섬유종증은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다. 양측 청신경종양일 경우 수술치료가 잘못되면 청각을 모두 상실할 위험이 있고, 방사선 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환자의 상태와 위험도에 따라 경과 관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전 세계 연구진들은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브로콜리 추출물인 ‘설포라판’이 신경초종 동물모델에서 종양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실험 데이터

이종대 교수 · 미국 하버드 의대 공동 연구팀은 브로콜리 추출물인 '설포라판'이 인간의 신경초종(신경을 둘러싸서 받쳐주는 신경초에서 발생하는 종양) 세포 및 생쥐 실험에서 종양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동물 모델을 통해 이를 입증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 교수는 2012년에도 후박나무 추출물인 '호노키올'이 청신경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고, 미국이비인후과학회 공식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종대 교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2형 신경섬유종 환자들은 유전이 아닌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더 이상 상태가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항암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 양측 청신경종양을 가진 2형 신경섬유종의 대표 뇌 MRI(자기공명영상)

또 "'설포라판'과 다른 물질을 조합한 2형 신경섬유종 치료제 개발을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향후 2형 신경섬유종 치료제가 개발되면 비교적 환자가 많은 편측 청신경종양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1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종대 교수는 2010년부터 '2형 신경섬유종 함께하기(http://cafe.naver.com/neurofibromatosis2)'라는 온라인 네이버 카페를 직접 운영하며, 3차례의 오프라인 환우 모임을 갖는 등 질환 관련 최신 정보를 환자들과 나누고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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