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미국암학회 발간 국제학술지 'Cancer Discovery' 최신호에 게재
기존 표적 피료제 옵션 업던 돌연변이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 가능성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왼쪽)과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윤지연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 폐암에서 아미반타맙의 항암효과를 확인해 화제다.

그동안 뚜렷한 표적 치료제가 없었던 EGFR Exon20ins 돌연변이 폐암에서 아미반타맙이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종양내과 김혜련·홍민희·임선민·안병철 교수) 연구팀과 연세의대 윤지연 교수(의생명과학부)는 다양한 EGFR Exon20ins 돌연변이 폐암에서 아미반타맙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간하는 암 관련 국제학술지인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IF 26.37)' 최신호에 게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10만 134명으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안인 비소세포성폐암 중 약 50%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이 중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는 EGFR 돌연변이의 약 10%를 차지하는 흔하지 않은 돌연변이로. EGFR 아미노산 배열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 폐암은 기존의 EGFR 표적 치료제(이레사, 타세바, 지오트립, 타그리소)에 저항성을 보이고, 지금까지 세포 독성 항암제 외에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이에 조병철 교수 연구팀은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를 가진 마우스세포와 환자유래세포주, 동물 모델을 구축해 EGFR와 cMET을 동시에 타깃하는 아미반타맙 (amivantamab)의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기존의 EGFR 표적 치료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 마우스 세포주와 환자유래세포주에서 아미반타맙은 강력한 암세포 살상 효과를 보였다. 

아미반타맙은 EGFR 하위신호전달 단백질들의 활성을 저해하고 세포사멸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을 증가시켰다.

특히,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 폐암 환자유래종양모델 마우스에서도 기존의 EGFR 표적  항체인 세툭시맙(cetuximab)과 비교해 월등한 암세포 성장저해 효과를 보였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인 다른 표적 치료제 포지오티닙과 비교해도 아미반타맙은 우수한 내약성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아미반타맙의 암세포 살상 효과에 환자의 면역 체계 중 NK 세포나 대식세포(macrophage)를 이용한 항체의존 세포매개 세포독성(antibody-dependent cell mediated cytotoxicity)이 깊이 관여함을 확인했다.

이는 아미반타맙이 인체 내의 면역세포를 항진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아울러 아미반타맙은 현재 진행 중인 EGFR Exon20 insertion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증명했다.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H773delinsNPY, S768_D770dup)가 확인된 두 명의 폐암 환자에게 아미반타맙을 투여했을 때 각각 65%, 38.9%로 종양이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EGFR Exon20 insertion 폐암에서 아미반타맙의 우수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며 "기존의 표적 치료제 옵션이 없던 EGFR Exon20 insertion 돌연변이 폐암 환자들에게 아미반타맙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 큰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모든 폐암 환자는 진단 시 EGFR Exon20 insertion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직 또는 혈액 기반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을 통한 면밀한 검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미반타맙은 올해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EGFR Exon20 insertion 폐암 혁신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된 바 있다. 

FDA의 혁신적 치료제 지정은 중대한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초기 임상에서 기존 치료법 대비 우월한 임상 효과를 나타낸 의약품에 대해 효과적 약물 개발에 대한 집중적 지도 및 Rolling Review를 통해 심사를 단축하는 제도다. 

조 교수는 "현재 아미반타맙은 EGFR 변이 폐암에 대한 표적치료 효과와 안정성이 증명된 레이저티닙과 함께 EGFR 돌연변이 폐암에 대한 다양한 병용 임상이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