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

경희대병원 장재영 교수(소화기내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위암 예방을 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시기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경희대병원 장재영 교수(소화기내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위암 예방을 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시기를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위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암이다. 2018년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6년 새롭게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22만 9180명으로 2015년과 비교할 때 5.8% 늘었다.
 
이 중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 바로 위암이다. 발생률이 매년 약 3%씩 감소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위암 발병률이 높은 상황이다. 

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는 미디어를 통해 이미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희대병원 장재영 교수(소화기내과)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제때 제균치료를 받아야 위암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위암의 조기 완치율은 95%에 달하는 만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위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시경이 개발되기 전에는 위장조영술을 통해 위암을 검사했었다. 진행된 암이 궤양이나 혹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위암을 진단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위 내시경이 보편화되면서 위장조영술보다 민감도와 정확도가 높아졌다. 

2013년 국가암검진 통계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위암 발생률이 높아졌다. 즉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는 위 내시경을 통한 위암 검사가 대세가 됐다. 

-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한다면 완전절제율은 얼마나 되나. 

앞서 언급했듯 40세 이상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70~80%에서 조기 위암이 발견됐다. 재발되지 않고 치료 종료 선언이 가능한 상태인 내시경 완전절제를 할 수 있는 조기 위암 환자의 70~80%가 발견됐다는 건 그만큼 생존율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울러 2000년대 중반 데이터를 보면 내시경을 통해 절제 가능한 적응증, 즉 절대적응증만을 예로 할 때 5년 생존율은 96% 이상으로 보고된다. 

다만, 초기에 위암을 발견하고 절제했더라도 약 10%의 환자에서는 재발한다. 재발 여부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위암을 조기에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다면. 

위암은 증상이 없다. 원인 모를 빈혈, 위장관 출혈,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암은 진행된 상태다. 정기적인 검사가 위암을 예방하는 길이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은 위암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이 위암에 미치는 영향은 흡연이 폐암에 미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위암 중 가장 많은 종류는 장형 선암종이다. 장형 선암종의 원인은 염증인데,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에 감염되면 독성물질이 분비돼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우리나라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짜고 탄 음식, 발암물질이 함유된 음식을 자주 먹는 식습관, 유전적 영향도 중요하지만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은 모든 위암의 71~95%에서 확인된다. 실제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률은 현재 전체 성인의 56% 정도 된다. 이 외에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도 위암의 중요한 원인이다. 40~50대의 35~45%는 장상피화생과 위축성 위염을 갖고 있다.  

-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치료, 위암 예방을 위한 확실한 방법인가. 

그렇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없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 환자는 초기에 제균치료를 진행하면 위암 예방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 일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치료군과 대조군 각각 250명을 비교했는데, 제균치료군에서는 7년 동안 단 1명도 위암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심한 상태로 헬리코박터파일로리에 감염됐다면 제균치료를 해도 위암 발생 예방이 어렵다.

특히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이 호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다면 젊은 나이에 제균치료를 받는 걸 위암 예방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 최근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치료제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 감염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제균 치료 시 위암 발생을 낮췄다는 국가주도의 데이터베이스가 있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파일로리 박멸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P-CAB 제제는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로 제균 치료 성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는데, 실제 일본에서 P-CAB 제제로 연구한 결과 제균 성공률이 높았다. 

최근 국내에서도 P-CAB 제제인 K-CAB이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치료 적응증이 추가 되었다. 위산분비 억제, 복약순응도가 좋은 P-CAB 제제가 국내서도 출시된 만큼 제균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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