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군에서 공복혈당-사망·심혈관질환 'J-커브' 확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허지혜 교수팀,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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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의 공복혈당이 너무 낮게 조절돼도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허지혜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의 분석 결과,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의 공복혈당 수치가 감소할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지다 특정 수치부터 그 위험이 다시 높아지는 그래프를 보였다.

즉 공복혈당 수치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간 'J-커브'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09~2010년에 2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았고 2017년까지 추적관찰된 65세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과거력이 없는 총 22만 8000여명의 환자 자료가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 결과는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EASD 2019)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됐다(#Abstract 618).

이번 연구는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목표 공복혈당 수치가 다르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지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연관성을 평가한 데이터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진행됐다.

최종 결과, 성별, 나이, 동반질환 등과 관계없이 공복혈당 수치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간 J-커브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공복혈당 110~124mg/dL군 대비 △95~110mg/dL군 1.084배 △80~95mg/dL군 1.254배 △80mg/dL 미만군 1.539배 높아, 공복혈당이 110mg/dL보다 낮아질수록 그 위험이 의미 있게 커졌다. 

뿐만 아니라 공복혈당 125mg/dL 이상군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앞선 결과와 유사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공복혈당 110~124mg/dL군을 기준으로 △80~95mg/dL군 1.135배 △80mg/dL 미만군 1.273배 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았다. 95~110mg/dL군은 110~124mg/dL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낮아지는 경향성이 확인됐다(HR 0.993; 95% CI 0.944~1.046).

아울러 공복혈당 125mg/dL 이상군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높았다. 

결과를 종합하면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군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던 공복혈당 수치는 110~124mg/dL,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던 수치는 95~110mg/dL로 정리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Charlson 동반질환지수(Charlson Comorbidity Index, CCI)를 통해 동반질환에 따른 최적 공복혈당 수치를 확인했다. CCI는 환자 사망과 연관성이 높은 동반질환을 중증도에 따라 계량화한 지표로 동반질환 보정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된다.

CCI에 따른 계층화 분석 결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던 공복혈당 수치는 CCI가 높은 군이 95~139mg/dL, CCI가 낮은 군이 80~139mg/dL로, CCI가 높은 군의 최적 공복혈당 수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P for interaction=0.047). 

허 교수는 "국내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의 공복혈당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혈관질환 위험 사이에 J-커브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공복혈당이 95mg/dL 미만으로 너무 낮아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이는 동반질환이 많은 환자군에서 더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의 목표 공복혈당을 엄격하게 설정해 조절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특히 동반질환이 많은 환자일수록 그 위험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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